화랑(花郞), 그들은 젊고 아름다운 사내들로 신국 신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다. 이들이 목숨을 바칠 대상은 오직 왕과 신국을 위해서라고 한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 <화랑>은 신분제도가 철저한 신라시대 젊은 청춘들의 꿈과 야망 그리고 복수를 다룬 이야기다. 하지만 어딘지 기존의 사극과는 사뭇 달라 보이는 느낌이 든다.
시작부터 인상 깊게 등장한 무명(박서준 분)에게는 이름은 없어도 별명이 하나 있다. 소위 ‘개새공’. 그에게 이러한 별명이 붙은 연유는 그가 하는 행동이 소위 개 같기도 하고 새 같기도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장난 같기도 하고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별명이지만 가진 것은 하나 없지만 대신 두둑한 배포와 배짱이 있는 그에는 어딘지 어울린다. 그는 원래 가진 게 많은 자들에 꼭 필요한 두려움조차 자신에게는 손끝만큼도 필요하지 않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캐릭터다.
하지만 피를 나눈 형제만큼이나 사이가 돈독한 동네 친구가 아버지와 누이를 찾아 성안으로 몰래 넘어들었다가 신분을 위장한 채 숨어 지내야하는 운명을 지닌왕위 계승자 삼맥종(박형식 분)의 얼굴을 본 죄로 억울한 죽음을 당하면서 이야기는 급전환을 맞이한다. 그 장소에 같이 있었지만 친구의 기지로 겨우 죽음을 면한 무명은 친구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면서 드라마는 서막을 벗어나 본론으로 가는 급물살에 올라탔다.
무명은 “인생은 결국 운빨”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민으로서 주어진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불의에 맞서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자신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정해진 시스템 아래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만 올바르게 살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운과 행운을 기대하기에는 매일 매일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것도 역시 인생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드라마다.
사진 KBS <화랑>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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