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과 학부모라면 이제 당분간 정시 전략으로 정신이 없다. 문이 넓은 수시는 6회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오히려 정원의 30프로 밖에 안 뽑는 정시는 세 번 밖에 기회가 없으니 학생들의 혼란스러움과 떨림은 더 클 것이다. 한국사를 오래 지도해 온 올댓에서는 주로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수험생의 약 7% 학생)이 치르던 한국사를 처음으로 전 수험생이 필수로 치르는 ‘매우 역사적인 첫 수능(?)’이라 여느 때보다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수능 직후 이번 수능 문제를 우리 학생들에게 풀려 봤더니 중학생들은 생각보다 너무 쉬웠는지 “정말 이게 이번 수능 문제에요?” 하는 반응이었고, 고등학생들은 역시 현실적이었다.
“수능 한국사 만점 받아 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요. 내신 때문에 하는 거지...”
“그렇구나... 그런데 너는 과중반이잖아. 이과 간다면서?” “그러니까요. 이과생도 수시로 가려면 역사 성적 관리해야 된대요. 어차피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들 수학, 과학 내신은 비슷한 애들끼리 지원하니까 역사 성적 안 좋으면 불성실 하다고 떨어진데요. 수시 짜증나요”
그렇다. 역사가 좋아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제 수시든 정시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공부 부담을 줄여 준다고 그렇게 쉽게 내는 수능 한국사도 이번에 3등급 이내 들어간 학생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니 서울 지역 외에 전국 단위로 보면 한국사가 부담스런 학생들이 반이나 되는 셈이다.
더욱이 요즘은 굳이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더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지금의 혼란한 시국이나 국정 교과서 문제의 이슈를 보면서 입시 제도의 유불리를 떠나 학생들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들이 더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며 흐르는 강물이다. 설민석의 인기가 떨어지면 식어 없어질 소나기 같은 유행이 아니다. 자녀들은 지금 이 순간도 역사를 아는 만큼 역사의 현장을 포착하고 아는 만큼 분석하고 아는 만큼 예측하면서 자란다. 역사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지금의 역사를 공유하는 것이 유난히 기억에 남을 한해가 또 역사 속에 저물고 있다. 자녀들에게 더욱 역사에 관심 갖는 새해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이희성원장
올댓역사
의 02-537-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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