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이란 밤이 없는 성으로 등불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흔히들 한 밤중에 대도시의 높은 빌딩이나 마천루에서 빛나는 수많은 불빛을 이를 때 우리는 흔히들 ‘불야성’ 같다고 말한다. 그런 불야성의 불빛 속에서도 철저하게 우뚝 눈에 띄는 찬란한 불빛이 바로 여 주인공인 서이경(이요원 분)이다.
“우와~ 저 불빛 다른 거 보다 훨씬 밝아. 꼭 우리 대표님 같아. 그치?” 하면서 흙수저를 벗어나 높은 곳까지 올라서려는 서이경의 분신과도 같은 세진(유이 분)이 자신의 상사인 이경을 칭하면서 내뱉는 감탄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서이경과 그녀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진이라는 두 여인의 찰떡궁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평범한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처럼 부자가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거나 혹은 오직 복수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돈 맛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어 흥미롭다.
“돈이 가진 그 힘 난 못 버리겠어.” “난 악당이 될 거야. 저 꼭대기에 높이 선 1등이 돼서 세상을 내려다 볼 거야. 더 이상 누명쓰지 않고 누군가의 먹잇감도 되지 않게…” 차분한 어조와 욕망, 분노, 질투 등의 어떠한 감정도 읽어낼 수 없는 무심한 눈빛을 가진 서이경(이요원 분)은 이제 막 현실로 돌아와 더 똑똑해지고 영리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드라마 불야성은 다소 느린 차분한 영상과 서이경의 촌철살인과 같은 대사로 현실 어디엔가 존재할 것 같은 드라마틱한 사실 세계로 은근히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철두철미하게 계산된 서이경의 대사는 앞으로 어떤 복선을 의미하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한마디라도 결코 허투루 들을 수 없게 한다.
하면서 누구에도 결코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과 의지로 제대로 홀로 서기를 하는 여주인공 이경의 모습이 어딘지 당당하게만 느껴지는 드라마다.
사진 MBC <불야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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