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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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선배가 어느 여자 분의 재판에서 잠시 통역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다른 남자가 자기를 때렸다고 하는 진술이 나오는 장면에서 우스운 사태가 벌어졌다.
그 여자는 어떤 남자가 자기를 beat했다고 말했다.He beat me. beat동사는 짧게 발음하면 ‘물다’(bite의 과거형 bit)는 뜻이 되어버리고, 길게 발음하면 ‘때리다’는 뜻이 된다.
그 여자는 beat를 과거형 beated, 혹은 현재형 3인칭 단수 beats를 써서 말했어야 했는데 계속해서 짧게 beat라고만 발음했다. 현재니, 과거니 할 것 없이 하여튼 때렸다는 뜻을 말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다.
시제를 고려하지 않은 틀린 문장이지만 그 여자는 계속해서 beat를 강조했다. 그러나 검사가 듣기에는 He bit me.즉,bite의 과거인 bit로 들렸기 때문에 검사는 계속해서 어디를 물었느냐, 어떻게 물었느냐, 하는 질문을 해댔다.
남자가 여자를 이빨로 물었다는 것은 중요한 진술이었다. 그러나 자꾸만 검사와 여자 사이에 말이 엇갈리고 해서 선배가 한국말로 물어보고 나서야 그 여자의 말뜻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다.
심각한 내용이었지만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과거형을 쓸 줄 모르고 장단음이 불분명한 발음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
영어에서. 단어 하면 대개 스펠링을 먼저 생각할지 모르지만 발음, 즉 억양, 스트레스(액센트) 등은 사실상 단어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서 영어 단어를 익힐 때 발음은 대충 넘어가고 스펠링에다 뜻만 죽어라 외던 것이 생각난다.
미국에서 겪어보니 무엇보다도 발음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정확한 발음이 빠진 단어는 적어도 말하기의 경우에서는 단어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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