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_고양파주아이쿱생협의 ’지역아동센터 생일파티 봉사맘들‘]

동네 아이들 생일상 차려주는 엄마들 ’모여라!‘

지역내일 2016-12-17

생일! 세상에 태어나 축복받아 마땅한 날. 공부방 아이들의 이 특별한 날을 함께 축하해주러 매달 한 차례씩 앞치마 두르고 달려와 주는 엄마부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아이쿱생활협동조합 소속 조합원들로 이뤄진 ‘생일파티’ 봉사맘들이 바로 그들.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이면 하늘그림 지역아동센터는 그녀들이 차려 준 생일 상차림으로 고소함이 가득하다.



아이들 위한 특별한 생일상 차리기 3년차
“불고기 먼저 재우고, 토마토소스에 넣을 피망이랑 양파는 요렇게 작게 썰고…”
고기 구우랴, 소스 볶으랴, 또띨라 구우랴, 프라이팬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엄마들의 손놀림은 두 배로 바빠지고 부엌은 맛있는 냄새로 진동한다. 오늘의 메인 요리는 멕시칸식 불고기 퀘사디아.
고소한 냄새에 끌려 부엌 창문 너머로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들이 “오늘은 뭐에요?”라고 연신 묻는다. 오늘은 매달 한 번 있는 하늘그림지역아동센터(센터장 목은숙·일산 서구 원일로 21번길 19) 아이들의 생일파티 날! 이번 달 생일을 맞은 아이들과 친구들을 위해 엄마들은 35인분의 음식을 준비 중이다. 오후 내내 분주하게 아이들의 생일상을 정성 드려 차리는 엄마들. 그들은 바로 바른 먹거리를 실천하는 ‘고양파주 아이쿱 생활협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다.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이지만 모두 다 같은 내 아이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생일상을 차리기 시작한 게 벌써 올해로 3년째다. “생일날은 특별한 날이잖아요. 미역국도 좋지만 이왕이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그래서 다음 달에도 또 찾아오고 그러다보니 어느덧 3년이 되어가네요.” 이렇게 말하는 생일파티 봉사자 전성경씨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생일파티 봉사는 생협 조합원들 중 나눔과 기부에 관심 있는 엄마들과의 의기투합으로 일이 시작되었죠. 때마침 하늘그림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 생일파티를 할 일손이 부족해 도와줄 봉사자를 찾고 있었고 두 단체가 그렇게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아이들 ‘고마워요’란 말에 되레 고마워
매달 생일파티가 있기 전 목요일에는 모두 모여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만들어 줄 것인지 엄마의 맘으로 고민을 한다. 햄버거, 떡볶이, 컵밥, 퀘사디아 등 최대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찾아 만들어주려 하는데 그러다보니 메뉴의 국적도 매우 다양하다. 덕분에 아이들은 평소 먹어 보지 못한 음식도 나눠 먹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생일파티가 기다려 질 수밖에 없다.
전씨는 “생일파티를 기다리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음식을 다 만들고 나서 밖으로 나오면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우리를 향해 “고맙습니다!”라며 활짝 웃는데 오히려 저희가 더 고마워집니다”라며 흐뭇해한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봉사라지만 사실 이들도 다 같이 아이들 키우는 부모이다. 오후 시간을 내 규칙적으로 이렇게 봉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따뜻한 밥상을 바로 만들어 먹이겠다는 맘으로 저녁시간에 맞춰 3시 30분부터 꼬박 2시간을 쉬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 낸다. 무려 35명분이나 말이다.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두 시간 내내 이곳의 분위기는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하기만 하다. 누구하나 얼굴 찡그리는 법 없이 각자 맡은 일을 즐겁게 수행한다.
생일파티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허선주씨는 자원봉사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말한다. “나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선의의 생각, 작은 소망들이 모여 이렇게 생일파티 같은 자원봉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못해 또는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이기 때문에 이렇게 즐거운 맘으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쿱생협 꾸준히 ‘기부와 나눔‘ 펼쳐
고양파주아이쿱생협은 생일파티 봉사 이외에도 오랫동안 어려운 이웃들은 위한 나눔을 실천해 왔다. 조합원들 대다수가 주부다보니 그들의 봉사와 기부는 주로 먹거리를 통해 이뤄진다. 매주 수요일 유기농 먹거리로 직접 반찬을 만들어 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반찬봉사 동아리’도 그 중 하나인데 벌써 횟수로 10년째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고등어조림, 제육볶음, 나물류 등 4개의 반찬을 고르게 담은 도시락을 정성드레 만들어 일산종합사회복지회관을 통해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나눔 행사를 마련, 전 조합원이 기부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도 있다. 지난해에는 사랑의 기프트 박스를 만들어 지역 소외계층에게 선물하였으며 올해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생리대 기부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고양파주아이쿱생협 허선주 이사장은 “자원봉사나 기부란 것이 꼭 거창한 뜻을 가진 사람만이 하는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나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선의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움직여 이룰 수 있는 일이지요. 생일파티와 반찬도시락 봉사도 그런 뜻을 가진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라며 “기부와 나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해요. 자원봉사의 종류와 단위가 더 풍성해진다면 세상은 더욱 살맛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유경 리포터 moraga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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