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敎’를 쓰고 공자에게 묻다.

지역내일 2016-12-13

대시나루
김용환 원장


교육이라는 말 앞에 다양한 수식어구가 붙기 마련입니다. 선진 교육, 인성 교육, 창의적 교육, 발산적 교육 등, 장황하리만큼 많은 수식어구는 교육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증명하기도 하지요. 특히 참교육이라는 말 앞에서는 왠지 모를 위축감과 함께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사교육을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가? 날로 방대해져만 가는 학문의 깊이와 분야를 확인할 때마다 도대체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할 것인지에 대해 답할 수 없는 의문에 처하곤 합니다. 그런데 고루할 지도 모르는, 혹은 화석이라 칭해도 지나치지 않을 먼 과거의 사색 속에서 변화무쌍한 현재의 답을 얻기도 하니 이거야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논어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란 말로 시작됩니다. 배우고 때마다 익히는 것이 공부하는 즐거움이라고 단언하신 것입니다. 배움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그것을 자기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인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오늘의 교육 현장은 학교에서 시작한 배움이 학원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배움의 과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習할 수 있는 時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학습의 悅이 생겨날 수 없는 것이겠죠. 기쁨이 없어지다 보니 배움의 의지마저도 증발되기 일쑤입니다. 배움을 줄여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는 것이 참교육이지 않을까요?


논어의 공야장(公冶長)편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위나라에 공어(孔?)라는 대부가 죽자 시호를 문(文)이라 칭하게 됩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공이라는 사람이 공어의 행실이 올바르지 않았음에도 공어가 공문자(孔文子)라고 불리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죠. 그 때 공자의 대답이 불치하문(不恥下問)이었습니다.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기에 시호를 문(文)이라 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공자의 학문관의 요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학(問學)이 곧 학문(學問)인 것입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또 선생과 대화할 수 있는 교육 방법론을 벌써 2500년 전에 공자가 추구했던 것입니다. 교탁을 앞에 두고 침묵하는 많은 학생들을 접하면서 3000여 명의 후학을 양성했던 공자님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제자들의 숱한 질문과 정성스러운 대답으로 되어 있는 공자님의 가르침이 오늘의 필자를 반성토록 합니다. 


사유하게 하고 표현하게 하라! 시대가 복잡할수록 간결한 명구가 울림이 큰 법인가 봅니다. 참교육이라는 명제 앞에서 침묵하고 싶지 않은 필자가 떠올리는 학이시습(學而時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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