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들이 꿈꿀 수 있을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것도 교육

지역내일 2016-12-10

추워지는 겨울, 김장철이 되면 생각나는 제자가 있다. 학교를 다닐 때 거칠고 과격한 행동을 하여 학생지도 담당이었던 나를 정말 힘들게 했던 정민이라는 학생이다. 야단도 쳐보고 때로는 달래도 보고 그렇게 2년을 함께 지냈던 아이였다. 밤늦게 까지 기숙사에서 함께 공부하며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며 함께 했던 그 아이가 어느덧 성인이 되어 군대를 간다고 한다.     

범생이로만 성장한다면 그게 과연 청춘일까?
3년 전 이맘때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미국대학에 진학하고 처음으로 온 전화였다.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김치 먹고 싶어 죽겠어요. 김치 좀 몇 포기 보내주세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요즘 한국 마트가 없는 곳이 어딨냐? 사서 먹어. 보내는 게 더 비싸겠다. 임마. 그리고 미국 갔으면 거기 생활에 적응해야지 무슨 한국 음식이야?” 핀잔을 주며 전화를 끊고 집에 있는 싱싱한 김장 김치와 한국 음식 몇 가지를 담아 비행기로 보내 주었다.
1년을 마치고 학교로 찾아 온 정민이는 그때 정말 고마웠다며 눈물을 보였다. 늘 내 기억에는 까불거리고 건들거리던 아이였는데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도 멋진 청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정민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어릴 때부터 상처와 아픔이 있었던 아이였고 자신감도 없던 그런 아이였다. 낯선 환경에서도 스스로 마음을 잘 지키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했을 아이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뜨거워졌다.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재활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정민이의 꿈은 소박하다. 아프지만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해 주는 거란다. 그리고 어릴 적 자기처럼 방황하며 상처 받아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청소년 강의를 해보고 싶단다.   

교직에 몸담은 8년 중 초반에는 제자들이 방황하는 시간이 아까웠고, 한시라도 넓은 세상으로 날아오르길 바라는 마음에 조급했다. 하지만 나비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의 애벌레 시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갈등과 방황 없이 성장하는 청춘이 어디 있으랴?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교과 수업과 더불어 젊은 날의 치열한 고민들이 바람을 뚫고 나갈 강한 날개를 갖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경기글로벌스쿨 오상종(Billy Oh) 교무부장

문의 031-901-5600, www.gg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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