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끼리 육아나 교육정보를 공유하고 수다로 스트레스를 푸는 동네 모임이 있다면 아빠들에게는 운동을 통해 회사와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아빠들만의 모임이 있다. 바로 아빠들의 야구단 ‘대디 베어스’.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들이 모여 경기를 하면서 야구 방망이 한방에 아빠들만의 애환을 날려 버리는 ‘대디 베어스’를 만나보았다.
보는 야구보다는 뛰는 야구를!
대디 베어스는 고양・파주지역에 거주하는 기혼 남성들이 모여 만든 사회인야구단이다. 우리나라에서 야구의 인기는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아마추어가 실제로 야구 경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 축구와 달리 야구는 최소한 2명이 모여야 하고 헬멧과 배트 등 정식 장비와 구장이 갖춰져야만 실전 경기가 가능하다. 대부분 야구팬들은 야구장 펜스 너머 관람석에서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야구 경기를 직접 뛰어보고 싶다는 열정을 되살려 야구 모임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대디 베어스’다.
2010년에 창설돼 올해로 7년째를 맞는 ‘대디 베어스’는 야구 경기와 훈련이 주된 활동이고 현재 자유로 통일리그에 출전해 매주 일요일마다 타 사회인야구단과 경기를 하고 있다. 보통 아마추어 리그는 2월말이나 3월초부터 시작해 11월에 마무리되는데 경기가 없는 겨울에는 실내 연습장을 빌려 훈련을 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야구단
보통 아빠가 야구를 시작하면 가족들 사이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아빠의 취미생활이 가족에게 주는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자 ‘대디 베어스’는 매주 일요일 오전에만 야구 연습을 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아빠들끼리만 모이지 않고 가족단위로 모임을 꾸린다.
“야구 경기를 하면서 아빠들끼리 친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모임이 생겨났어요. 친해진 가족들끼리는 함께 캠핑을 가거나 여름휴가 때 여행을 함께 가기도 합니다.” 팀 창설 때부터 현재까지 ‘대디 베어스’를 지켜온 터줏대감 강진규씨가 말한다. “올해 들어 자유로 통일리그에 참가하면서 야구 경기가 가끔 일요일 오후에 잡히기도 합니다. 우리 팀만의 경기가 아니다보니 경기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려운데 그럴 땐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하죠.”
어떤 모임이든 구성원에 따라 모임의 성격이 변하기 마련인데 7년차 된 ‘대디 베어스’도 최근에는 좀 더 젊어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기혼 남성이 대부분이었는데 개인 사업이나 직장, 이사 등으로 인해 팀원이 바뀌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언젠가 대디가 될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서 팀 분위기가 한층 더 활발해졌습니다.”
승부보다는 여럿이 야구를 즐기는 게 좋아
‘대디 베어스’는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여럿이 야구를 즐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해 모인 야구단인 만큼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우선이다.
사회인야구단은 보통 고양・파주지역만 해도 수십 개가 있다고 한다. “사회인야구단은 자신이 지내기에 가장 편한 곳,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팀을 만나면 됩니다. 야구팀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팀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지내봐야만 팀 분위기를 알 수 있어요. 요즘은 가입하기 전에 미리 활동해보고 나서 가입을 결정하도록 합니다.” 사회인야구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강진규씨의 조언이다.
가입문의 - 김준호 총무(010-8652-1246)
<미니인터뷰>
강진규(43세・운정동)씨
팀 창설 초기 처음으로 유니폼을 받았을 때의 감흥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크면 함께 야구를 즐기고 싶어서 야구단을 시작하게 됐어요. 야구 경기를 직접 하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요. 근데 야구단 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들보다 제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지금은 야구도 좋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좋습니다. 서로 제각각 다른 영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모여 일에 얽매이지 않고 야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문일범(40세・다율동)씨
저는 원래 야구를 쭉 해왔는데, 일요일에도 운동할 수 있는 야구단을 찾다가 ‘대디 베어스’에 가입하게 됐어요.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운동을 두루 즐기는데, 혼자서 하는 운동보다는 여럿이서 어울리는 운동이 더 좋더라고요. 그런 면에서는 야구가 참 좋았어요.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데, 야구모임에서는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김준호(31세・주엽동)씨
일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일요일에 한 번씩 나와서 지인들과 야구를 하니 정말 즐겁습니다. 앞으로 우리 팀이 좀 더 똘똘 뭉쳐서 재미있게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또 경기 도중에 몸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승패를 떠나서 마음이 즐겁다면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문태성(31세・문산읍)씨
회사에서 일만 하다가 밖으로 나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운동도 하니까 몸과 마음에 힐링이 됩니다. 저는 원래 야구를 안 좋아했어요. 야구 중계도 거의 보지 않았는데, 아는 형님 소개로 입단하면서 점점 야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직접 해보니까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매주 나와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원종필(31세・주엽동)씨
사회인 야구리그이다 보니 참가하는 분들이 직장인들이잖아요. 평일에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수 있고 형들이랑 운동하고 밥 한 끼 먹으면 평일을 위한 에너지 충전이 됩니다. 저희 팀 분위기가 참 좋은데요, 앞으로도 일산, 파주에서 가장 오래 남는 팀이 되고 싶어요. 또 새로 오시는 분들도 가족들과 어우러진 모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