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획 _일산 국궁 동호회 ‘대한궁도협회 송호정(松虎亭)’과 활터 소개]

창공을 뚫고 힘차게 날아가라

지역내일 2016-11-20

최근에 인기리에 종영된 ‘구르미 그린 달빛’, ‘육룡이 나르샤’에서 활 쏘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국궁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예(禮)를 바탕으로 기(技)를 연마하는 ‘대한궁도협회 송호정’. 눈이 오면 눈을 뚫고 비가 오면 비를 뚫고 365일 ‘송호정’의 화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대한궁도협회 송호정을 가다
일산 덕이동에 위치한 송호정(松虎亭)은 덕이초등학교와 고양 송포 예비군훈련장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1964년에 마을 주민들이 이곳 ‘송호정’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 사두(射頭)는 2010년 취임한 제24대 안근노 사두이며, 회원은 총무 정진우씨를 비롯해 약 60여명으로 20대부터 80대까지 남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 되어있다.
대한궁도협회 송호정에 오면 태도부터 달라진다. “젊은 사람은 행동언행이 달라지고, 예절을 배워요. 노인은 더욱 젊어져요.” 회원인 이한웅씨(70)의 말이다. 국궁이라면 단지 활쏘기의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습사무언(習射無言)’, 송호정을 들어서면 비석에 새겨진 글씨가 보인다. 즉, ‘활을 쏠 때나 다른 사람이 활을 쏠 때에는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가급적 말을 삼가고 정숙한 분위기를 만든다’라는 문구는 활쏘기가 단순한 무술이 아닌 예(禮)를 바탕으로 기(技)를 연마하는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무예임을 알게 해준다.    
국궁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활을 쏘는 사대(射臺)에서 145m 떨어진 ‘관’이라 불리는 과녁을 맞히는 것으로 양궁과는 다르게 과녁의 어느 한 부분만 맞혀도 점수가 인정된다. 화살은 한 번에 5발을 사용하며, 보통 가장 먼저 입문한 왼쪽에 있는 사람부터 차례대로 한 발씩 쏘게 된다. 연습, 실전 모두 5발 단위로 쏘는데 명중한 것을 ‘중’으로 표현하여, 5발 중 3발을 맞추면 3중, 5발 모두 맞추면 몰기라고 한다.
국궁의 단은 1단부터 10단까지 있는데 1년에 2번 승단 시험이 있고 5단부터는 ‘명궁’, 9단은 ‘신궁’이라고 칭하며 4단까지 승단시험은 지역협회, 5단부터는 궁도협회에서 주관하는 승단시험을 거쳐야 한다. 1단 이하 승급시험은 각 활터의 정기 친목모임에서 치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한궁도협회 송호정 회원이 되면 ‘신사’라고 해서 1~2달의 기초교육을 마친 뒤 비로소 사대에 올라가 시위를 당길 수 있다. 재밌는 점은 다른 활터와 유사하게 입문한 사람이 처음으로 5발 중 1발을 과녁에 맞추게 될 경우 형편에 맞게 막걸리 등을 가져와 조촐한 잔치를 하게 되고, 5발을 모두 맞추게 되는 경우 ‘접장’이라는 호칭과 함께 송호정에서 이름이 새겨진 궁대를 만들어 준다.
특별히 활을 쏘는 날이 지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회원들은 주중과 주말, 자유로운 시간에 나와 활을 쏘면 되고, 주말에는 일반적으로 겨루기도 하고, 함께 모여 같이 식사도 하면서 담소도 나눈다. 정광해씨(56)는 “동호회 단합이 너무 좋아요” 라고 말하며 동호회의 유대관계를 자랑했다. 김연혁(80, 최고령) 씨는 동호회의 즐거움을 “활쏘기는 하루의 일과이므로 매일 빠지지 않고 송호정에 들러요”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과거에 땅 문제로 동호회가 없어질 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송호정의 땅은 산림청과 국방부, 또 화살이 비행하는 곳은 개인 사유지로 이루어져 있지요.” 정광해씨가 말한다. 다른 회원들 또한 좋은 환경의 활터가 조성되길 바라고 있었다. 국궁을 처음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처음 한두 달 정도 기초교육만 잘 견디면 명중의 희열감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미니 인터뷰

정광해 접장(56, 대화동) 1단 6년차
“국궁을 하면 폐활량이 좋아지고 근력이 좋아져요. 과녁의 길이가 145m인데 활을 쏘고 나서 10번만 화살을 주우러 갔다 오면 3km는 되죠. 가을엔 주변에서 밤도 줍고 봄에는 나물도 캐지요”

김연혁(80,최고령자) 국궁 20년차
“친구 후배가 소개해서 들어 왔어요. 예전에 뇌경색에 심장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건강해졌어요. 활을 당기려면 하체에 힘이 있어야 하고 호흡이 정확해야 돼요. 하단에 은은히 힘을 줘서 그 힘으로 당겨야 하죠. 활을 쏘면 정신집중이 잘되고 상체는 자연스럽게 근육이 생겨요. 화살이 날아가서 과녁에 맞으면 딱~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아쉬운 점은 나이가 들어서 장시간을 할 수가 없지만요”

이한웅(70) 국궁 20년차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든지 혼자서 할 수 있죠. 심신을 단련하기 좋고 마음이 편안해져요. 신체의 기운도 밝아지고요. 날씨에도 전혀 구애 받지 않아 언제든지 할 수 있죠. 눈이 오면 눈을 뚫고 비가 오면 비를 뚫고 화살이 날아가는 맛은 안 쏴 보면 모른다니까요.”


고양시 국궁활터소개

1.송호정
약 60명의 회원들이 있다.
위치 일산서구 덕이로 104-25
문의 031-914-2112

2.송학정
고양시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약 40명의 회원들이 있다.
위치 일산동구 통일로 1267번길  144-46
문의 031-977-0870

3.비호정
약 50명의 회원들이 있다.
위치 덕양구 마상로 75번길 12-13
문의 031-964-5868

4.덕양정
약 30명의 회원들이 있다.
위치 덕양구 행신로 72-19
문의 031-972-8535


권주심 wnt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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