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의원이라는 어딘지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지방의 한 병원. 그 병원의 외과의사인 낭만닥터 김사부(한석규 분)는 사고로 다친 윤서정(서현진 분)을 수술한 의사 역으로 처음 등장한다. 그 후 그는 현란한 칼솜씨를 드러내며 지방으로 발령 난 강동주의 손목을 자르려고 칼을 들이댄다.
“도대체 당신 진짜 정체가 뭡니까?” 하고 물어보는 강동주(유연석 분)에게 가소롭다는 듯이 “닥터 김, 사, 부”라고 대답하는 드라마 낭만닥터의 주인공 김사부(한석규 분). 마치 진짜 김사부가 어딘가에서 살아서 나타난 듯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한석규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드라마에 한 없이 몰입되는 기분이 든다.
오직 의사의 본분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사람을 살리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괴짜 의사 김사부. 그가 그의 환자를 접하고 수술에 임할 때의 손놀림은 거의 신기에 가깝다.
최근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에 대한 존엄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겨야 하는 의사들이건만 언제부터인지 출세를 위해서, 부를 위해서 혹은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갈아타기 위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택하는 사람들이 여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김사부라는 인물은 오랜만에 등장한 제대로 된 멋진 의사처럼 느껴진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의사들이 등장한다. 환각과 환청에 시달려 발작을 하면서 “도와줘요.. 도와주세요...”라고 애절하게 외치다가 결국은 자신의 손목을 메스로 자해하고 마는 의사 윤서정(서현진 분). ‘미친 고래’라는 별명을 지닌 의사 윤서정으로 분한 서현진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의학용어를 외쳐가면서 잘나가고 싶은 의사로 나온다. 이외에도 오직 출세를 위해서 출중한 실력을 무기로 의사가 된 강동주(유연석 분). 결국 그도 어쩔 수 없이 없는 자만이 경험하는 있는 자들이 만들어 놓은 높은 장벽에 좌절되고 결국 지방의 돌담의원으로 발령이 난다.
이 드라마는 참다운 의사란 결국 실력만으로는 안 되고 또 실력이 없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전하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치열한 외과의사 세계의 이야기를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에 담아 전달하려 하고 있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사진 SBS <낭만닥터>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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