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4년째를 맞은 의왕 내동초등학교에서 지난주 뜻깊은 행사가 열려 훈훈함을 자아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참여한 ‘동요 부르기’ 행사가 그것으로, 동요전문가의 지휘 아래 동요를 부르며 그 의미와 가치를 느끼고 배워본 것.
동요보다는 대중가요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동심을 되찾아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펼쳐진 행사에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은 ‘즐겁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는 고백을 쏟아냈다. 작은 콘서트를 연상시켰던 이 날의 뜻깊은 시간을 소개해본다.
좌)단상에서 동요 부르기를 지도하는 김치경 강사
우)노을을 작곡한 ‘최현규 작곡가’와 함께 한 모습
오빠생각, 가을밤, 반달에서부터 노을, 모래성 등 주옥같은 동요들 함께 불러
지난 1일 오전, 의왕 내동초등학교 강당 안이 떠들썩했다. 동요 부르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 학교 4~6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여 시작 전부터 들뜬 모습을 보였던 것.
이날 강사로 나선 한국서정작곡가협회 사무총장이자 동요전문가인 김치경씨는 청아한 목소리로 우리나라 동요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설명한 뒤 함께 동요를 부르자며 지휘를 시작했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지금 부른 이 동요는 ‘오빠생각’이라는 동요예요. 1920년대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 만들어진 동요지요. 암울한 시대상을 닮아 동요도 좀 슬픈 경향이 있어요.”
동요의 명곡으로 불리는 ‘오빠생각’을 함께 부른 뒤, 김치경 강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오빠생각’이라는 동요가 1920년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는 설명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날 열린 ‘동요 부르기’ 행사는 내동초 권봉룡 교장이 대중가요에만 익숙해진 어린 학생들에게 동심을 일깨워주고 동요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했다고.
이를 위해 동요전문가인 김치경씨를 강사로 초청했다. 김치경 강사는 우리나라 가곡과 동요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서정작곡가협회 사무총장으로, 공공기관과 학교 등지를 다니며 동요나 가곡 부르기를 진행하고 있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다. 콘서트 참여와 동요CD도 다수 발매한 그녀는 이날 학생들과 함께 오빠생각, 고향땅, 노을, 겨울나무, 모래성 등 우리나라 대표 동요 10여곡을 함께 부르며 동요의 가치를 전달하는데 힘을 쏟았다.특히, 행사 중간 ‘노을’이라는 동요를 함께 부르면서는 노을의 작곡가인 최현규씨를 무대로 초대해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부른 동요 중 아이들이 가장 많이 따라 부르고 좋아했던 동요가 노을이었던 만큼, 최현규 작곡가가 무대에 오르자 학생들의 환호도 절정에 달했다.
최현규 작곡가는 “우리나라 시골집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린 ‘노을’을 지금까지도 많이 사랑해 주어 무척 반갑고 감사하다”며 “노을이라는 동요를 계속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현규 작곡가를 반긴 것은 학생들뿐이 아니다.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명진씨는 “제가 어릴 때 즐겨 부르던 노을을 다시 부른 것도 기쁜데, 이 곡의 작곡가를 직접 만나게 되니 반갑고 가슴이 벅차다”라며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부르며 옛 추억은 물론 따뜻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힐링되는 감동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한편, 동요 부르기는 학생 일부가 무대로 나와 부르고 싶은 동요를 직접 불러보고, 전체가 함께 윤극영 선생의 ‘반달’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내동초 6학년 양지민군은 “동요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부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음에도 또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니인터뷰> 의왕 내동초등학교 권봉룡 교장
Q. 동요 부르기 행사를 계획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대중가요가 더 익숙한 세대로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제공하는 동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따뜻한 가사 말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동요를 자주 접한다면 정서적 안정과 감수성, 순수한 동심이 크게 자랄 것으로 판단돼 김치경 강사를 어렵게 모시고 행사를 가지게 됐다. 부모님이 함께 해 행사의 의미도 더 커진 것 같다.
Q. 동요 부르기와 관련한 계획이 있다면?
공간 때문에 이번에는 고학년들만 동요 부르기를 했다. 차후 일정을 잡아 1~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동요 부르기 행사를 다시 열 예정이다. 내년에는 운동장에서 전교생과 학부모님, 교사들이 참여해 축제처럼 동요 부르기 행사를 진행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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