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만난 사람…주부 극단 ‘엄반(엄마들의 유쾌한 반란)’]

연극으로 소통하고 힐링해요

5년째 정기공연, 안양 주부극단으로 자리매김

신현주 리포터 2016-11-09

매주 금요일, 평촌아트홀 지하 연습실에서는 주부 십여 명이 연극연습에 한창이다. 오는 12월에 있을 정기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극단 ‘엄반(엄마들의 유쾌한 반란)’의 단원들. 극단 엄반은 지난 2012년 안양문화예술재단의 ‘엄마들의 유쾌한 반란’ 프로젝트의 1, 2기생들이 모여 만든 극단으로 2012년부터 매년 정기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12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극단 ‘엄반’ 단원들을 만났다.



문화커뮤니티로 시작, 극단으로 독립
평촌아트홀 지하2층 연습실, 연출가의 지시에 따라 무대 위에서 대사를 하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극단 ‘엄반’ 단원들. 벌써 5번째 정기공연을 준비하는 엄반은 이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주부 극단이다. 엄반 단원들은 2012년 3월 처음 ‘엄마들의 유쾌한 반란’ 프로젝트로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연극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부들이었다. 연기부터 무대 연출 조명 등 처음부터 하나씩 배우고 익히며 2012년 첫 공연 ‘집에는 좋은 일 있을 겁니다’를 시작으로 2013년 ‘지금 여기서 행복한 여행’, 2014년 ‘아름다운 사인’, 2015년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엄반은 정기공연 뿐 아니라 안양시 아줌마축제 공연 퍼포먼스, 거리로 나온 예술 퍼포먼스 등에 참여하는 등 안양시 대표 주부극단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3년에는 그동안의 활동을 기록한 ‘엄마들의 유쾌한 반란’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특히 올해는 안양예술재단과 독립하여 독자적으로 안양시 예술단체지원금을 따내며 연습실 대여부터 연출가 섭외까지 모든 일을 단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정기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정기공연은 창작극이었던 기존 공연과 다르게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브라이언 프리엘의 ‘루나사에서 춤을’이라는 정통희곡작품으로 연출가 정성훈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고 있다. 엄반 대표 추성화(48) 씨는 “어느새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5번째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좀 더 완성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단원들 모두 가족 같아, 연극으로 치유
엄반 단원들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겨울 방학을 제외하면 매주 한번은 꼬박 만나 강의를 듣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12월에는 정기공연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엄반 단원들.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대표 추 씨는 “5년을 같이하다보니 이제는 서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며 “단원들끼리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위로해주고 언제든지 받아줄 수 있는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고 말했다. 학부모 모임이나 다른 친구들 모임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엄반 단원들 끼리는 숨김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가장 편한 존재가 되었다고 말하는 추 씨. 엄반 단원들의 끈끈함이 느껴진다.
총무 전명주 씨는 “배역 선정을 할 때면 알게 모르게 갈등도 있고 긴장감도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선정하고 서로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서로 도와가면서 하나의 연극을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전연우 씨도 “배역을 맡고, 대본을 외우면서 자기 배역에 대해 알아가고 끝임 없는 연습과 팀워크를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며 “하면 할수록 연기가 어렵고, 어려운 만큼 더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엄반 단원은 16명. 2012년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줄었지만 지금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은 가사일과 병행하면서도 연극이 좋아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열정이 가득한 주부들이다. 사실 가사일을 병행하며 매주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공연을 앞두고는 두세 달 전부터 정기 연습이외에도 따로 만나서 연습을 해야 하고, 공연준비를 위해 그 외에도 해야 할 것 들이 많다. 이 모든 것이 연극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당당히 극단 엄반의 단원으로서 ,주부라 불리기보다 연극배우 또는 극단 단원이라고 불리는 것이 맞지 않을까.


연극제 참여, 10주년 기념 공연 하고파
이제는 5년차 제법 극단의 모습을 갖춘 극단 엄반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대표 추 씨는 “주부들이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극제에도 참여해 보고 싶기도 하고, 대학로에서 공연도 해보는 것이 꿈이다”며 “매년 하는 정기공연을 꾸준히 하다보면 10주년에는 기념 공연을 멋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또한 연극으로 주부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극단 엄반 단원들의 모습에 열정이 느껴진다.
극단 엄반의 2016 정기공연 ‘루사나에서 춤을(연출 정성훈)’은 12월 6일과 7일 저녁 7시 30분안양아트센터 수리홀에서 진행된다. 전석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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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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