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다 걸음걸이와 속도가 다 다르듯이 우리는 아이들의 속도를 맞추어 주려고 기다리죠. 부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만들어 가는 거예요.” 공동육아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 김양희 교사의 말이다.
우리 아이들 함께 키우자
공동육아는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을 넘어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것이다. 지난 달 22일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고파한마당’이 열렸는데 그 중에서 공동육아는 6개 어린이집에서 참여했다.
특이하게도 부스들의 운영요원들은 다름 아닌 어린이집의 학부모들. 학부모들이 부스에 앉아 상담도 하며 적극적일 수 있는 것은 공동육아의 형태가 협동조합 방식이기 때문이다.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공동육아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재원을 마련하고 함께 운영도 하는 주체가 된다.
아무래도 부모가 적극적인 조합원이니 어린이집은 일반적인 어린이집과는 무언가 달라도 다르다. 우선 먹거리는 재료부터 유기농을 사용한다. 소모임들이 활성화 되고 학부모들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와의 소통이 보다 원활하다. ‘터전’이라 부르는 어린이집 건물은 주로 자연과 가까운 곳에 있어서 아이들이 나들이를 통해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한다.
영어나 수학, 학습지 등은 직접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을 굳이 가르치고 싶지 않아요.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 이형옥씨(46) 말처럼 놀이를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육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기 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게 하고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다. 아이들은 실컷 놀다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배우고자 한다. 이런 취지의 공동육아에 관심이 높은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일반 어린이집과 다르게 적극적인 부모의 참여를 필요로 하고 보육료 외 출자금, 조합가입비 등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적지 않게 드니 각 원에 문의해 충분한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
이곳은 2003년에 개원한 일산동구 성석동에 위치해 있으며 소박한 1층짜리 단독주택의 반일제 어린이집이다. 현재 3명의 교사와 4~5세 통합반과 6세, 7세반으로 구성돼 있다. 마당에 넓은 모래 놀이터가 있으며, ‘터전’ 안에는 작은 방 세 개와 넓은 마루 부엌이 있다. ‘터전’ 주변에는 논과 밭이 많고 인근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도 보인다. 뒤쪽 텃밭에는 여러 가지 채소가 자란다. ‘터전’ 가까이에는 높지 않는 언덕이 있어서 나들이 다니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네와 시소가 있는 ‘꽃 놀이터’가 있고 ‘꽃 놀이터’ 근처 언덕 위에는 운동장이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흙을 묻히고 뒹굴고 논다.
모집연령 : 4~7세
운영시간 : 오전 9시~ 오후 3시 30분
비용 : 조합가입비 60만원, 출자금 300만원(일부를 제외하고 돌려받음), 매월 보육료 약 30만 원대(정부 지원료 제외 금액)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 415-11
문의 : 031-977-2382
http://cafe.gongdong.or.kr/hamgge
나무를 키우는 햇살 어린이집
2005년에 개원한 대곡역 근처 덕양구 대장동에 있는 전일제 어린이집이다. 2층 건물 전체를 영구터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8명의 아이들과 6명의 교사들이 함께한다. 어린이집은 큰 마당과 그 보다 더 넓은 텃밭을 갖고 있다. 터전 맞은편에는 주말농장이 위치해 있고 그 뒤로 작은 언덕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나들이 하는 장소에는 봄이면 여러 가지 야생화가 피고 소나무 숲에서 울어대는 딱따구리도 만날 수 있다. 근처에 넉넉한 영주산에서 뛰놀며 흙을 밟고 뒹굴면서 자연과 함께 아이들은 조금씩 자란다.
모집연령 : 4~7세
운영시간 : 오전 7시 30분~ 저녁 7시
비용 : 조합가입비 60만 원, 출자금 800만 원(일부 제외하고 돌려받음) 매월 보육료 30만 원대 (정부 지원료 제외 금액)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240-2
문의전화 : 031-967-5995
http://cafe.gongdong.or.kr/haetsal
도깨비 어린이집
2001년에 개원한 덕양구 원흥동에 있는 반일제 어린이집이다. 마당에는 아이들과 달팽이, 풀벌레들이 한데 뒤섞여 뛰논다. 텃밭에서는 아이들과 교사와 부모들이 일군 채소들이 자란다. 모래장에는 물길을 대며 아이들이 논다. 나들이 장소는 주로 미로산, 뒹구르느산, 동네 뒷산, 농업박물관에 간다. 둘러싼 산과 들에서 아이들은 온몸으로 뒹굴며 자연과 교감한다. 아빠들이 직접 만든 나무로 된 미끄럼틀을 아이들이 탄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자도 있다.
모집연령 : 5~7세
운영시간 : 오전 9시 30분 ~ 저녁 7시
비용 : 조합가입비 60만원, 출자금 300만원(일부 제외하고 돌려 받음) 매월 보육료 30만 원대(정부지원금 제외 금액)
위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410-6
문의 : 031-969-3412
http;//dokkaebi.gongdong.or.kr
도토리 어린이집
1999년 개원한 도토리 어린이집은 고양시 도내동에 위치하고 있는 전일제 어린이집이다. 현재 30여 가구의 자녀 40명 내외와 여러 명의 교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현재 방은 유아방과 영아방으로 구성된다. 어린이집 주변에는 봄에 배꽃이 만발하고 겨울이면 배 쨈 냄새가 진동한다. 배 과수원, 가을에 기품 어린 갈대가 자라는 은지연못, 주말농장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의 일부로 자랄 수 있는 많은 체험들을 한다.
모집연령 : 3~7세
운영시간 : 오전 7시 30분 ~ 저녁 7시
비용 : 조합가입비 60만 원, 출자금 600만 원(일부를 제외하고 돌려 받음), 발전기금 100만 원, 매월 보육료 30만 원대(정부 지원료 제외 금액)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592-3
문의 : 031-967-3480
http://cafe.gongdong.or.kr/dotoree
반딧불이 어린이집
2003년 개원한 파주 맥금동 낮은 산자락에 위치한 전일제 어린이집이다. 방은 5개, 거실, 화장실 2개, 부엌으로 구성 되어 있다. 31명의 아이들과 교사는 7명이 함께 한다. 낙엽놀이터, 무지개 나들이터, 인디언 집, 옛날 숯 가마터, 바람의 계곡, 참나무 숲, 하늘언덕, 토끼굴, 숲 놀이터까지 모두 나들이 장소이다. ‘작지만 반짝반짝 세상을 고루 비추자’는 뜻의 반딧불이는 4세, 5세, 6~7세 통합반으로 운영된다. 넓은 마당과 아빠들이 만들어 놓은 숲 놀이터도 있다. 그늘막이 쳐진 모래밭과 온갖 채소를 기르는 텃밭도 있다.
모집연령 : 4~7세
운영시간 : 오전 10시 ~ 저녁 6시
비용 : 조합가입비 60만원, 출자금 600만원(일부를 제외하고 돌려받음), 매월 보육료 30만 원대(정부 지원료 제외 금액)
위치 : 경기도 파주시 맥금동 438-11
문의 : 031-947-0726
http;//bandi.gongdong.or.kr
http;//blog.naver.com/bandi-paju
야호어린이집
20년 역사의 야호어린이집은 산과 나무, 꽃과 바람 그리고 햇살과 맑은 공기가 있는 성석동에 위치한 전일제 어린이집이다. 아이 30명에 교사 7명이 있다. 인근에 야산과 공터가 있어 아이들은 매일 자연으로 나들이를 나간다. 주변에 농가가 많아 마을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며 계절마다 갖가지 농작물을 관찰하고 수확한다. 야호는 ‘어린이집을 다닌다’라고 하지 않고 “야호에 산다”라고 한다. 터전은 아이의 돌봄과 교육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엄마, 아빠도 성장시키는 둥지이다.
모집연령 : 3~7세
운영시간 : 오전 7시 30분 ~ 저녁 7시
비용 : 조합가입비 80만원, 출자금 600만 원(일부를 제외하고 돌려받음), 매월 보육료 30만원대 (정부지원료 제외한 금액)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현로 138번길 81
문의 : 031-977-4788
http://yahoooo.gongdong.or.kr
yahoooogongdong@gmail.com
mini interview
흰토끼(별명) 박정연씨(탄현동)는 자녀 박초인 (7살)을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아이가 잘 뛰어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먹거리가 일단 좋잖아요. 예전에 지인이 공동육아에 대해 소개를 해줬어요. 그래서 우리가 인터넷을 찾아보고 왔어요.”
살구(별명) 이형옥씨(정발산동)는 자녀를 현재 ‘도깨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을 굳이 가르치고 싶지 않아요.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
시냇물(별명) 신은미씨(대장동)는 자녀 정은호(6살)를 ‘나무를 키우는 햇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환경이 너무 좋고 나들이 지역도 참 좋아요. 친동생, 친언니가 아닌데도 모두가 정말 친해요.”
파란하늘(별명) 김세정씨 (동패동)는 자녀 손창현(4살)을 ‘반딧불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이제 공동육아 1년차인데 아이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유난히 에너지가 많은 아이라서인지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맞는 것 같아요. 부모참여가 많아 힘들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아이에게 좋은 영향으로 돌아가잖아요.”
반짝이(별명) 정유진씨(풍동)는 4명의 자녀 동하(초5년), 진하(초3년), 중하(초1년) 현재 윤하(6세)까지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에 보낸 8년차 공동육아 엄마이다.
“현대 사회 문제는 개인주의인데 공동체에서 어우러지는 아이로 커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여기 보내는 큰 이유죠. 저희는 선생님을 정말 믿고 따라요. 아이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달라지고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카라멜(별명) 이하나씨(행신동)는 자녀 이은주 (7세)를 현재 ‘도토리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다녀 보신 분들은 다들 여기만한 곳이 없다고 해요. 집에 있을 때보다 더욱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것을 즐거워하죠. 그래서 믿음이 가요. 여기는 첫째아이를 보내고 다시 둘째를 보내는 비율이 아주 높아요.”
방글(별명) 김추미씨 (성석동)는 정원준 (초2년)과 현재 동생 7살의 아이까지도 ‘야호어린이집’을 보내다.
“큰 아이가 야호를 졸업했는데 지금의 친구들이 넌 참 좋았겠다. 부러워한답니다. 선생님께서 집 같은 사랑을 주셨어요.”
권주심 리포터 wnt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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