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찬찬히 살펴봤다. 우선 변호사도 아니면서 변호사보다 더 잘나가는 로펌의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등장하는 법정드라마다. 차금주가 변호사가 아니라 사무장이라서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고 개연성이 있는 듯하다. 나아가 소위 잘나가는 여변호사 이야기라는 흔한 드라마 소재보다는 변호사가 아닌 여자 사무장이라는 캐릭터라서 더 호소력이 있다.
또한 한 사회의 시스템에 도전하는 자와 이를 수호하려는 자들이 불의와 정의의 대변인이 되어 쫓고 쫓기는 소재인 만큼 긴박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주인공 차금주의 과거 전력과 관련된 예측불허의 미스터리한 내용을 감추고 있는 탓인지 은근히 긴장감도 있다.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사무장 차금주는 변호사보다도 오히려 더 변호사답게 그려지고 있다. 살인누명을 스스로 뒤집어쓰려는 피의자를 찾아가 그를 부드럽게 설득해 결국에는 재판에서 승리를 이끌어 낸다.
“세상이 이해 못할 거라고 원망하면 그만인가요? 이렇게 도망치는 게 더 비겁한 건 아닐까요?”라고 사무장 차금주는 이야기하면서 피의자를 결국 설득하고 살인누명을 쓰더라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려는 피의자를 재판에서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제 전체 스토리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차금주와 함복거(주진모 분)의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기미도 보인다. 때문에 소위 직진남 함복거의 차금주를 향한 일편단심과 함복거를 흠모하는 박혜주(전혜빈 분)와의 삼각관계도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는 차금주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캐리어가 반드시 동반자로 등장한다. 피의자를 만나는 접견실 책상 옆에 늘 반듯하게 놓여 있는 그녀의 캐리어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인생의 무게를 싣고 다니면서 다시 한 번 성공과 재기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차금주의 모습이 어딘지 보기 좋다.
사진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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