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개봉한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그랜토리노>,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 진정성 있는 작품들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다시 한 번 <설리: 허드슨 강 기적>으로 관객들을 울린다.
이 영화는 2009년 1월 15일, US항공 여객기가 새떼와의 충돌로 양쪽 엔진이 파손돼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사고는 당시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비상 상황에 대한 설리 기장의 노련한 직감과 빠른 판단, 출근 보트와 구조대원들의 빠른 대처, 경비대와 잠수부 등의 신속한 구조작업 등으로 단 24분 만에 155명의 모든 탑승객이 생존할 수 있었던 기적과 같은 사건이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도 했지만 감독의 섬세한 연출, 설리 기장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빛나는 연기, 사고의 전말을 낱낱이 파헤친 치밀한 소재 등으로 실화보다 더욱 리얼하게 다가온다. 특히, 비상 착수 후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승무원들의 모습, 승객들이 모두 기내에서 탈출한 후에도 기장이 직접 한 명이라도 남은 사람은 없는지 철저히 살피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눈시울이 젖는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아픈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일까? 극장 안 여기저기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친다. 아마도 감동과 부러움이 묘하게 교차한 울먹임이었을 것이다.
설리 기장은 분명 ‘영웅’임에 틀림없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오직 승객들의 생명만을 최우선해 허드슨 강 착수 결정을 내리고 신속하게 승객들을 대피시킨다. 후일의 책임 추궁이나 자신의 안전은 그 이후의 일이다. 그는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렇다. ‘허드슨 강의 기적’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영화 속 실제 인물들인 설리 기장과 그의 부인, 그리고 당시 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무원과 승객들이 나와 다시 한 번 그날의 생존에 대한 감동을 더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