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 밤, 닮은 듯 다른 두 드라마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에 한창 인기를 달리고 있는 청춘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까지, 거기에 흥행이 검증된 웹툰과 중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도 닮았다.
아직 방영 초반이기는 하지만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KBS의 ‘구르미 그린 달빛’이다. 조선시대 세도정치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남장여자 삼놈(김유정)이 내시로 궁궐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왕세자 이영(박보검)과의 로맨스가 주된 스토리다.
한 주 늦게 방영된 SBS의 ‘달의 여인-보보경심 려’는 친구와 애인에게 배신당한 고하진(아이유)이 개기일식을 계기로 시간을 거슬러 고려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태조 왕건의 8황자(강하늘)와 그의 아내 해씨(박시은)의 육촌 동생 ‘해수’의 몸으로 태어난 하진과 그녀를 둘러싼 여덟 명의 황자들과의 로맨스와 갈등이 주된 이야기다.
특히 남자 주인공 4황자를 맡은 이준기의 극중 카리스마는 그야말로 ‘믿고 보는 이준기 표 사극’이라는 태그가 달릴 정도로 화면을 꽉 채울 정도였다.
지금까지의 시청률은 두 배 이상 격차로 ‘구르미’가 멀찌감치 달아난 상태지만 ‘달의 연인’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흥미와 탄탄함, 방영 초기에 보였던 산만함이 정리된다면 따라 잡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호감형이라는 이미지를 빼고 냉정하게 본다면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이영(박보검)의 표정 연기와 아직은 아역의 이미지가 더 강한 삼놈(김유정)의 한계도 분명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
4황자(이준기)와 8황자(강하늘) 빼고는 어느 누구 하나 거들지 않는다는 혹독한 초반 평가와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할 수 없는 사전 제작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달의 연인’이 어떻게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직 두 드라마 모두 초반이고 또 어떤 이야기와 캐릭터에 더 끌릴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만 한다. 같은 시간대 고려와 조선, 어디를 갈 것인지, 아니면 고려 갔다, 조선 갔다 헤매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출처 KBS,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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