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된 남녀주인공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중년의 어른이 되어 버린 40대 중반의 드라마 PD 강민주(김희애 분)와 지방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분). 그들이 하루에 한 번쯤 자신들이 무심코 지내온 삶을 돌아보는 장면이 잠깐이나마 드러나는 가족 드라마다.
“내가 생각한 어른은 이런 게 아니었다”라고 두 주인공은 각자의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힘들고 지친 삶에 위로를 주고 잠깐이나마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법이 드라마의 힘이라고 한다면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이제 반평생을 살아온 중년들에게 지금까지 나의 인생이 무엇이었으며 앞으로 남은 인생은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이다.
우선 남녀주인공을 대충 뜯어보면 여주인공 민주는 일을 똑 부러지게 하지만 연애는 젬병이라는 데서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슈퍼우먼이 아니라 현실의 인물처럼 친근하게 느껴지고, 남자 주인공은 깐깐하고 고지식한 고상식의 캐릭터가 역할을 맡은 배우 지진희의 성실한 이미지와 나름 겹치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다.
두 주인공은 한 지붕에서 주인집과 세입자로 같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매사에 티격태격한다. 그러면서도 잠시라도 서로의 찬란했던 젊은 청춘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갈 때면 어딘지 궁합이 척척 들어맞는다. 인간이란 애당초 힘들고 어려운 일은 의도적으로 잊어버리고 즐겁고 재미난 일을 기억하는 영물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두 남녀주인공과 비슷한 시대를 통과했던 중년이라면 여주인공 혹은 남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껴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주인공의 매일 갈아치우는 핸드백과 의상의 소위 ‘깔맞춤’이 눈에 거슬릴 정도로 의도적인 것처럼 보여 지는 장면이 많아 오히려 드라마 스토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잠깐 스치고 지나간다.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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