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농수산물 시장 옆에 지난 7월부터 예쁜 꽃밭이 생겼다. 공터에 세워진 꽃밭이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는 곳이라 ‘해바라기 꽃이 참 멋지다’고 말하던 지인의 손에 이끌려 지난 7월에 한 번, 그리고 가족과 함께 지난주에 또 한 번, 벌써 두 번이나 방문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제일 먼저 눈에 띈 꽃이 해바라기였다. 무릎 높이의 작은 해바라기부터 성인 키 높이까지 쭉 뻗은 큰 해바라기까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해를 향해 고개를 돌린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강렬한 햇살 아래 더욱 노란 빛을 머금고 활짝 핀 해바라기들, 문득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가 떠올랐다. 살랑살랑 조금씩 부는 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연분홍색부터 흰색, 붉은색 꽃잎까지 색색이 곱다.
지난주, 두 번째 방문 때 가장 반가웠던 꽃은 백일홍이었다. 불볕더위에 조금씩 시들어버린 다른 꽃들과 달리 백일홍은 더욱 생생하게 향기를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일동안 아름다운 꽃이 핀다’ 는 백일홍의 의미 때문일까? 붉디붉은 꽃잎부터 은은한 주홍빛 꽃잎, 그리고 순백의 백일홍까지 모두 제철 꽃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만개한 꽃 덕분인지 아직 더욱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사진기를 가지고 꽃의 모습을 정성스레 담는 예비 사진작가부터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까지 제법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멋쟁이 중년 부인이 푸른빛 양산을 멋들어지게 들고 꽃 옆에서 포즈를 잡는다. 채집망은 아빠에게 맡긴 채 꽃 속에서 숨바꼭질을 하는지 꼭 숨어버린 꼬마 숙녀는 꽃보다 더 곱다. 포토존이나 꽃이 가득한 작은 꽃마차는 특히 어린 공주님들이 사랑하는 장소이다.
안양시에서 7월 1일 개장해 10월 31일까지 운영예정인 꽃밭은 ‘꽃과 함께 힐링’이라는 꽃밭 옆 현수막 외에는 아직 특정한 이름은 없는 곳이다. 하지만 도심 속의 모처럼의 풍족한 꽃이라 농수산물의 오가는 알뜰주부부터 전문사진작가까지 더운 날씨에도 벌써 제법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곳이다. 꽃밭이 전부인 곳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선선해지면 꼭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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