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와 함께 하는 안양 역사기행…③ 안양의 고려시대 유적

지역내일 2016-07-28

신도시로 개발된 평촌과 구도심으로 이루어진 안양, 새로운 아파트가 지어지고 오래된 건물이 재건축, 재개발이 되지만 새삼, 과거 안양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내가 살고 있는 안양에는 어떤 역사의 발자취가 있을까? 안양지역의 역사유적을 찾아 나섰다.


안양사와 삼막사에서 만나는 고려시대의 안양

석탑
중초사지 삼층석탑과 석수동 마애종
안양예술공원의 삼국시대 유적 답사에 이어서 고려시대의 유적 찾기에 나섰다. 우선 삼국시대 유물인 중초사지 당간지주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중초사지 삼층석탑. 안내문에 따르면 중초사지 삼층석탑은 경기도 유형문화제 164호로 고려시대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고려시대 탑의 특징은 단층기단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중초사지 삼층석탑 역시 단층기단으로 되어 있다. 상륜부가 전부 없어진 것이 안타까웠다. 본래 모습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오랜 세월을 거쳐 온 흔적이고 생각하니 새롭게 보이기까지 하다. 

종

중초사지 답사를 마치고 안양사에 가는 길. 예술공원 주차장 뒤편에는 유형 문화제 29호인 석수동 마애종을 만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무슨 비각인가 싶은데 우리나라 유일의 마애종인 석수동 마애종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안을 들여다보니  바위에 스님이 종을 치고 있는 모습과 함께 석종이 새겨져 있다. 건물의 들보에 쇠사슬로 연결된 종 모양으로 종신의 표면에는 유곽과 함께 타종 부분인 연화문의 당좌가 새겨져 있다. 높이는 1.23m이고 종신은 1m이며 하대폭은 84cm라 하니 그 크기가 제법 크다. 조각수법과 종뉴, 종신의 표현으로 볼 때 신라말 내지 고려초기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긴 세월을 이겨내고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부도

‘안양’ 지명 유래의 시작 ‘안양사’에서 느끼는 고려시대의 흔적
안양사는 마애종이 있는 주차장 뒷길을 따라 안양사 표지판을 따라 10분 남짓 걸어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안양사로 올라가는 길 양 옆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듯 울창한 소나무가 우거져 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양사는 오늘날 안양시 지명유래의 근원지로, 신라 효공왕 3년(900년)에 고려 태조 왕건이 남쪽을 정벌하러 지나다 삼성산에 오색구름이 채색을 이루자 이를 이상히 여겨 가보던 중 능정이란 스님을 만나 세워진 사찰이라고 전해진다. ‘안양(安養)’이란 불가에서 아미타불이 상주하는 청정한 극락정토의 세계로, 현세의 서쪽으로 10만억 불토를 지나 있다는 즐거움만 있고 자유로운 이상향의 안양세계를 말한다고 하니 그 뜻이 그만큼 안양이 살기 좋은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사귀부

지금의 절은 대부분 근세에 지어진 것이고 실제 안양사터는 김중업박물관이 있는 중초사터로 짐작된다. 당시의 안양사는 고려때 최영장군이 7층 전탑을 세우고 왕이 내시를 시켜 향을 보냈으며 승려 천명이 불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있다고 하니 옛 안양사의 규모가 상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현재의 안양사에 남아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팔각원당의 부도와 귀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3호)가 그것. 안양사의 대웅전 앞에 있는 귀부는 비신과 이수는 없어지고 귀부만이 남아 있다. 머리는 용모양이고 거북의 등껍질인 귀갑문은 6각형 무늬로 새겨져 있다. 뒤편에 꼬리는 옆으로 새겨져 있다. 앞에서 마주보고 대하니 용머리를 한 거북이 노려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귀부의 머리를 용으로 표현한 것과 거북등무늬, 연꽃무늬 등으로 고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측한다고. 귀부 옆에는 안양사 부도가 자리 잡고 있다. 부도는 스님이 열반한 수 사리나 유골을 모시는 곳으로 안양사 부도는 팔각3단의 옥개 받침위에 옥개석이 올려져 있고 처마의 상, 하선이 전각부분에서 반전되어 있다. 형태의 특징으로 보아 고려시대로 추정 되어진다.
안양사 답사를 마치고, 안양사 뒤편 삼성산 자락에 있다는 안양사 석실분을 찾아 나섰다. 안양사 뒤편 삼성산으로 향하는 돌계단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안양사 석실분이라는 표지판을 판날 수 있다. 유심히 찾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삼성산 꼭대기에서 봤던 석수동 석실분과 달리 안양사 석실분은 그 보존형태가 좋지 못하고 돌들의 형태로 석실분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석실내의 충적토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청자편과 벼루조각이 수습되어 고려시대에 축조된 무덤으로 짐작된다 한다. 답사를 마치고 내려 오는 길, 그 고려시절 거대했던 안양사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삼막사

몽고군을 무찌른 기념으로 건립한 삼막사 삼층석탑
안양의 또 다른 고려시대 유물인 삼막사 3층 석탑. 삼막사를 가기위해서는 안양사에서 삼성산 등산로를 따라 삼막사로 넘어가거나, 경인교대 쪽으로 해서 갈 수도 있다. 경인교대를 지나 삼막사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2.8km를 올라가면 된다. 삼막사 경내까지 들어가는 봉고차 셔틀을 타면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2.8km를 걸어 삼막사에 도착하니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마음이 그 한 순간에 사라지는 기분이다. 삼막사 삼층석탑은 삼막사 선실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삼막사 승도인 김윤후가 몽고군의 원수 살리타이를 용인 처인성 전투에서 화살로 쏘아 죽인 후 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탑으로 일명 살리탑이라고도 한다. 역사로만 배웠던 몽고군과의 전투의 흔적이 안양에 있다는 사실이 새롭기만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안양이 오랜 역사의 시간을 간직한 곳이라는 생각에 잠깐은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무더운 날씨, 마침 간간히 흩뿌리는 비가 더위를 식혀준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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