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한빛고등학교(교장 김성규)는 2014년에 개교했다. 한빛고는 학교 철학을 ‘당신은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로 세우고 인성을 중심에 둔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 동아리 활동도 활발한데 그 가운데 관현악부가 인상적이다. 관현악부는 출발부터 음악을 매개로 한 봉사활동을 염두에 두고 만든 동아리로, 이름에도 ‘꿈’을 뜻하는 영어 드림(Dream)과 선물을 드린다는 우리 말 ‘드림’의 이중적인 뜻을 담았다. 크고 작은 교내 행사가 있을 때면 악기를 들고 행복한 BGM(Back Ground Music;배경음악)을 선물하는 동아리, 한빛고 드림오케스트라(지도교사 최영란)를 만나보았다.
학교에 퍼지는 오케스트라 음악
한빛고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관현악부 드림오케스트라가 빠지지 않는다. 조화로운 오케스트라 음악은 분위기를 매끄럽고 풍성하게 해주기 때문에 환영받는 동아리다.
스승의 날 교문 진입로에서 연주한 ‘스승의 노래’는 교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어머니 마음’, ‘청산에 살리라’, ‘사랑의 향기’를 들은 교사들은 “잊고 있던 향수를 되찾은 기분이다”, “잃어버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연 캠페인, 봉사처에 연말 엽서 보내기, 네팔 지진 돕기 모금활동 등 교내 행사에서는 음악으로 시선을 끌어 홍보 효과를 높였다.
교내 활동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파주시 동아리경진대회가 열렸는데 행사가 열리는 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행사장에서 음악을 연주했다. 관심 있는 시민들이 부스로 찾아와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악기를 체험하는 행사였다. 학생들은 “음악 소리를 내야 방문객을 유도할 수 있어서 연주를 쉴 수 없었지만 음악을 알린다는 보람에 힘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악기 배워 관현악부를 꾸리다
드림오케스트라가 더욱 의미 있는 건 학교에서 배운 악기 실력으로 꾸린 관현악부이기 때문이다. 드림오케스트라에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악기를 접해본 친구들도 있지만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연주를 접한 학생들이 많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할애된 시간은 월 1회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는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악기 실력을 기를 수 없었다. 최영란 교사는 ‘도전 일반고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예산을 받아 지난해 토요 방과후 수업을 진행했다. 앙상블은 교사가 직접 지도하고 토요일에는 바이올린 강사를 따로 초빙해 학생들의 역량을 높였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는 클라리넷 전공 교사를 모시고 수업을 들었다.
관현악부 초창기에는 ‘공부할 시간도 뺏기고 의미도 없지 않나’ 생각하던 학생들이었지만 실력이 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눈에 보이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캠페인 활동을 맡은 선생님들이 행사에 직접 섭외를 해오고, 친구들 사이에 존재감도 부각되면서 관현악부 활동에 점차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꿈(Dream)을 준 드림오케스트라
최영란 교사가 관현악부를 처음 꾸릴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5명을 데리고 어떻게 오케스트라를 연주할 지 막막하기도 했다.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학생들도 동아리 활동과 진로 적합성을 고민하며 망설였다. 최 교사는 봉사 활동 점수가 부여되는 것과 재능기부의 좋은 점을 들어 학생들을 설득했고 현재 20여 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망설이며 관현악부를 시작했던 친구들이 지금은 음악 관련 진로를 모색할 만큼 드림오케스트라의 활동은 즐겁고 보람 있었다.
2학년 이수혁군은 드림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음악 전공을 진로로 정했다. 2학년 김예빈, 한소미 양과 3학년 조수현 양은 음악교사를 꿈꾸고 있다. 밴드 활동을 하던 3학년 온새미로 양은 보컬로 드림오케스트라와 콜라보 연주를 하면서 음악을 향한 꿈을 단단하게 다져가는 중이다.
이처럼 드림오케스트라는 음악을 듣는 사람과 연주하는 사람 모두에게 꿈(Dream)을 심어주고 있다.
미니인터뷰
최영란 교사
비트가 강하고 강렬한 요새 음악과 달리 오케스트라는 융화, 밸런스를 맞춰야 해요. 누군가 도드라지면 시끄럽죠. 보조를 맞춰가며 화합하는 음악이에요. 덕분에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지고 애교심이 생기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건 힘들죠. 나를 기점으로 해서 주변의 선생님, 지역사회로 점차 번져가다 보면 애국심도 생기는 거죠. 내가 주변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다 보면 그 마음이 활장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드림오케스트라 활동이 역할을 하고 있어 뿌듯해요.
최주빈(19)양
물질이 아닌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음악을 들은 분들이 박수를 쳐주시고 선생님과 외부 사람들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고, 재능을 기부하면서 저희들도 한 몫 했다는 마음이 들어요. 커서는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간호사가 돼서 육체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명세윤(18)양
고등학교에 와서 꼭 하고 싶었던 활동이 오케스트라예요. 악장을 맡아서 연주 시작 전에 조율하는 것도 즐겁고 다 같이 연습하는 것도, 연습한 결과물을 밖에 가지고 연주하는 것도 재밌어요. 제 꿈은 음악교사가 되는 것인데, 관현악부에 들어와서 음악이 더 좋아졌어요. 음악으로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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