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중재로 합의됐던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이전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가운데 재학생 학부모들이 “재학생들에게 교실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단원고는 1,100여명의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만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의 학습권과 시설 부족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는 현실”이라며 “정부, 교육부, 경기도 교육청, 단원고에 학생들의 학습권과 편안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단원고에 보존되고 있는 10개의 기억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 이전 한 후 ‘416안전교육시설’(가칭)‘이 설리되면 해당시설로 옮기기로 지난달 9일 경기도 교육청과 단원고 416유가족협의회가 합의한 바 있다.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10개 교실 이전을 위한 공사가 마무리 되었지만 이전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기억교실 이전이 늦어지고 있는 원인을 416가족협의회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며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세월호 사고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416 가족협의회가 단원고에 발송한 ‘416기억교실 이전에 따른 단원고, 경기교육청의 책임, 역할’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창문과 창틀은 이송과 보존 과정에서 파손과 원형유지를 위한 보존 포장’, ‘석고보드가 반별로 질서유지가 돼야 하며 깨지지 않는 분리와 보존 포장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재학생 학부모들과 단원고 측은 학기 중 창문과 창틀, 천장 석고보드 등은 분리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 경기도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고 오는 25일까지 제3의 장소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제3의 장소에서의 수업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단원고 전체 학생의 안산지역 내 전학을 요청할 예정이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이 같은 입장이 모두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총회를 거쳐 순차적으로 학생들의 등교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학교의 학생들을 지키지 못하는 단원고 교장과 경기도교육감은 각 기관의 장으로서 능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고 퇴진을 요구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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