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더 칼국수’

지역내일 2016-05-27

더 칼국수’를 방문한 이유는 평촌 3대 칼국수집이라는 지인의 소개 때문이었다. 처음에 의아했다. ‘더 칼국수’는 잘 알려진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평촌 아크로타워 3층의 식당 위치도 눈에 잘 띄는 곳이 아니다.
무엇보다 작은 가게라 주문도 요리도 계산도 단아한 주인장 혼자 하고 계셨다. 당연히 음식을 먹으려면 꽤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기다리겠네’라는 작은 툴툴거림이 무색하게도 작은 가게는 만석이었고 손님들은 주인장처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천천히 나온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엄마가 해주는 칼국수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알아서 잘해줄 테니 만드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느긋한 식당. 그 순간 왠지 음식에 믿음이 갔다. 

칼국수

내가 앉은 좌석에서는 주방이 보여 주인장의 차분하지만 잽싼 손놀림을 엿볼 수 있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냄비들. 많은 칼국수를 한꺼번에 삶고 미리 만들어둔 육수를 부어주면 될 것 같았는데 이곳은 달랐다. 얼핏 보아도 각각을 하나씩 정성스레 만들고 계시는 것 같았다. 주문한 음식은 바지락 칼국수와 들깨 칼국수. 국물을 머금은 면발은 더할 나위 없이 쫄깃했고 국물은 맛있었다. 바지락 칼국수는 아낌없이 바지락과 채소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개운했다. 잘 익은 김치를 곁들이니 더욱 감칠맛이 돌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들깨 칼국수이다. 들깨를 듬뿍 넣은 국물은 진하고 고소해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들깨의 맛이 기억에 난다. 바지락 칼국수 6000원, 들깨 칼국수 6000원, 콩국수 6000원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아크로타워 315호
문의 031-478-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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