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침 식탁에 앉으며 무슨 요일이냐 묻기에 금요일이라 했더니 깜짝 놀란다. 참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하루하루다. 10대에는 10km, 20대에는 20km로 시간이 흐른다더니 과연 40대에 확실하게 진입한 남편의 시간은 시속 40km로 가고 있다.
‘나샘공방(이하 나샘)’의 나영란 대표도 그랬단다. 어느 날 보니 머리는 하얗게 세어 있고 아들은 장성해서 본인의 손이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야생화 자수에 관한 책을 접하고, 인사동의 자수 작품 전시회에서 가슴이 뛰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다짜고짜 그 작품의 작가를 찾아갔다. 분당에서 작가의 갤러리가 있는 천안까지 몇 년 동안을 다니며 배웠다. 그 후 크고 작은 문화센터와 바느질 카페 등에서 강의를 하면서 ‘나샘’과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 늘어났고, 문화센터와 카페 등에서는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가는 것에 한계를 느껴 본인의 이름을 내건 공방을 작년 11월에 열었다.
나샘에서는 사실적 묘사가 특징인 야생화 자수와 수백 가지 스티치의 매력이 있는 프랑스자수를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다. 작품으로서의 자수는 물론이거니와 크고 작은 가방과 지갑, 주머니, 앞치마, 바늘꽂이, 쿠션, 방석 등 무궁무진하게 실생활에 쓰이는 소품을 만들 수 있다. 나 대표에게 자수를 배우는 제자들의 연령대는 엄마와 함께 온 중학생부터 6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자수 자체에 푹 빠져 있는 수강생부터 크고 작은 소품을 만들어 선물하는 재미에 빠진 수강생까지 제자들 이야기를 시작하니 나 대표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진다. 수업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언니 동생이 되고 ‘자수’를 매개체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나가는 곳이라며 작년에 공방을 열 때도 인테리어를 제자들이 다 알아서 해주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실, 천, 바늘, 어찌 보면 아주 작고 별 것 없어 보이지요. 그런데 이 세 개가 어떤 손을 만나느냐에 따라 꽃이 피기도 하고 새가 울기도 해요. 저와 같이 자수의 세계를 탐험해 보시겠어요?”
위치 : 분당구 수내동 10-1 분당트라팰리스 701호
문의 : 010-8495-3090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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