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로, 어머니로, 며느리로 사는 삶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세우며 의미 있게 살고자 노력하는 엄마들. 임신, 출산, 육아로 자연스레 사랑하는 악기를 손에서 놓았던 여성음악인들이 뭉쳤다. 4년여 앙상블을 이끌며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고 크고 작은 콘서트를 열며 음악을 통해 따뜻한 기운을 이웃들에게 전하고 있다.
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경력단절 여성음악가와 육아에 지친 엄마의 만남
‘당신은 참 좋은 엄마랍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쁘띠꼬숑 앙상블은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날마다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클래식과 함께 맛깔나게 버무려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 동화책과 클래식을 함께 보고 듣는 공연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공감을 갖는 자리. 쁘띠꼬숑 앙상블의 첫 콘서트는 강동구 동네 커피숍에서 열렸다. 아무런 후원이나 지원 없이 아이를 업거나 손을 잡고, 유모차에 태워 온 엄마관객들과 엄마연주자들이 함께 어울려 웃으며 힐링한 시간이었다.
“마음 깊은 감동을 서로 주고받으며 경력단절여성과 육아에 지친 여성이 함께 했지요. 첫 번째 동화책이 ‘괴물들이 사는 나라’였는데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 수백 번 듣고 악보를 편집했어요. 이런 시간들이 육아로 잊고 있었던 음악가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찾는 시간이었지요.”
여성음악인들과 함께 23회째 브런치 콘서트를 이루어 낸 류수진(바이올린 연주자·명일동) 단장의 말이다.
다양한 곳에서 음악을 통해 희망과 꿈 전해
프랑스어로 쁘띠꼬숑은 ‘새끼 돼지’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엄마가 귀여운 아이를 보듬으며 ‘아이구 내 강아지’라고 얘기하는 것을 떠올려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름처럼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듬으며 음악과 이야기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름다운 앙상블. 송파·강동구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주축으로 현재 20여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시립교향악단단원, 현직음악가, 주부전공자들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롯, 클라리넷, 호른, 피아노, 타악기까지 악기 구성도 다양하다.
쁘띠꼬숑이 4년간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딛은 걸음은 이제 큰 발자국으로 쌓이고 있다. 장소 선정, 기계음향 대여부터 운반, 홍보까지 모든 일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행복한 동행에 단원 모두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자체 주관한 콘서트 외에 송파구청, 하이페스티벌, 국립여성사전시관, 양재 윤봉길기념도서관, 나루아트센터, 북스타트 10주년기념초청, 순천시와 진주시 초청공연, 크고 작은 어린이도서관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아픈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음악으로 전해주고 싶어 서울성모병원에서 백혈병 환우들을 위한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여성을 위한 다양한 콘서트 열어 나갈 계획
연주회에서 책읽기와 진행을 맡고 있는 장현주씨는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위안부할머니들의 전시회 때 오프닝공연을 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동화책 꽃할머니와 함께 콰르텟(4중주)음악회를 하며 앞으로는 여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와 여성을 응원하고 싶다는 쁘띠꼬숑. 많은 관객들이 남겨준 소감과 감사의 마음에 자신감을 더 키우며 나를 잃지 않고 있다면 언젠가는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마음 속의 꿈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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