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토) 오후 1시 청담주민센터 6층 대강당에는 중고생 100여명이 모였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강남구립도서관, 에르디아토론디자인연구소가 함께 주관하는 ‘1318 청소년 토론 한마당’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행사의 활기찬 현장을 담아봤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생각하고, 표현하고, 성장하는 비경쟁토론 체험의 장
‘1318 청소년 토론 한마당’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보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의견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며, 즐겁게 소통하는 가운데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게 하는 비경쟁토론을 체험하는 장이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강남구립도서관, 에르디아토론디자인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 ‘토론 한마당’은 그동안 익숙했던 경쟁적 찬반토론(승패가 갈리는 디베이트) 방식이 아니라 자유롭게 질문을 뽑아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질문에 대한 바람직한 해답을 찾아가는 비경쟁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 한마당’에는 중학교 1~3학년 학생 80여 명과 고등학생(북 코치) 20명이 참여했다. 이 학생들은 강남구청이나 교육청 등에 안내된 행사안내를 보고 자유롭게 신청해 참여한 학생들이다. 참여 학생들은 토론의 장에 참석하기 전에 주제도서인 <열네 살의 인턴십>이라는 책을 미리 읽어 오도록 했다. 강남구립도서관의 2016년 슬로건 ‘책 읽는 강남, 꿈을 찾는 강남’에 맞춰 청소년들의 꿈과 진로와 관련된 책을 선정했다고 한다.
준비된 토론 프로그램에 맞춰 즐겁게 소통하는 비경쟁토론
오프닝 공연으로 청소년 마술쇼가 진행된 후 주제도서와 이번 토론 한마당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이어서 총 10개 조로 나주어 조별 자기소개를 진행함으로써 처음 만나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풀어주었다.
각 조에는 비경쟁토론 방식에 익숙한 고등학생 북 코치가 2명씩 배정돼 처음 참여하는 중학교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먼저 주제도서와 관련된 키워드 10개를 제시하고 자유롭게 질문을 취합한 후, 좋은 질문에 스티커를 붙여 조별로 대표 질문을 1가지씩 선정했다. 10개조 총 10개의 질문에 대해 원하는 질문을 선택해 3회까지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한 명의 참여자는 총 3개의 질문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하게 된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좋은 생각과 의견에는 스티커를 붙여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과 해답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조별 30초 발표가 진행돼 총 10개 질문에 대해 참여자들이 찾은 해답을 다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배우고 느낀 점, 실천할 점 등을 간단히 메모해봄으로써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먹서먹해 어색해하던 학생들이 준비된 토론 프로그램에 맞춰 하나하나 참여하면서 나중에는 누구나 즐겁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활기차게 소통하며 공감, 배려 경청을 배운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에르디아토론디자인연구소’의 최송일씨는 지금까지 9년간 재능기부로 비경쟁토론 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현재 40개 학교에서 4천여 명의 학생들이 이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번 행사에 대해 “우리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학생들이 경험이 없다보니 처음에는 어려워하는데 이 자리는 대화를 통해 타인의 생각을 공감하고 소통하며 경청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고 돌아간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했던 박성운 학생(대명중 1)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한 인연의 장이었다. 인연이 생겼으니 나중에 다시 만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현재 2년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 한마당 프로그램에서 북 코치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날도 북 코치로 참여한 이유림 학생(이화여고 1)은 북 코치 활동에 대해 “책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은 후 줄거리만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돼 좋다. 동년배 친구들과의 토론에서는 비슷한 생각만 하게 될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들과 토론하면서 새로운 생각에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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