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가꾸는 사람들_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웃 간의 정, 자전거 두 바퀴로 이어요”

지역내일 2016-06-02

“중·장년층에 자전거보다 좋은 운동이 어디 있어요? 돈 안 들고 누구나 할 수 있고 무릎관절에 무리 없이 체력단련 효과도 있고….”
올봄 황사에 미세먼지, 중국발 스모그가 가득해도 자전거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속도를 내어 달리다 보면 피부에 와 닿는 시원한 바람과 계절이 바뀌는 풍경, 이 맛에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로 각박한 도심에서 이웃을 만드는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을 만났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라이딩은 사랑을 싣고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직장생활로 피곤할 만도 한데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라이딩을 위해 마곡엠밸리 아파트 2단지 편의점 앞에 한두 명씩 회원들이 모여든다. 보호 장비를 갖추고 자전거의 안전장치를 살펴본 뒤 두발자전거에 몸을 싣고 한강을 따라간다. 속도를 내어 달리다 보면 시원한 바람이 와 닿는다. 자전거는 산행이나 드라이브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이 맛에 자전거를 탄다.
“작년 마곡엠밸리 입주가 시작되면서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온라인 카페가 만들어졌어요. 자전거로 동호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제가 먼저 라이딩을 시작했죠. 이어 김대중 총무가 합류했고 라이딩이 끝나면 카페에 후기사진과 모임 소개 글을 올리자 한두 명씩 회원이 늘었고 이들이 이웃 주민들을 초청해서 지금의 모임이 됐습니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자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박인수(68) 씨의 설명이다.
이렇게 모인 회원이 22명, 이사 등의 이유로 게스트로 빠진 2명을 합해 총 24명이 37세에서 6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함께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자사모는 지난 3월 19일 한해 안전을 기원하는 시륜제를 시작으로 2016년의 정기 모임을 다시 시작했다.


행선지, 한강 남·북단까지 40~50km
한때 쌀집이나 신문 배달 수단이었던 자전거가 웰빙 열풍을 타고 휴식, 레저로 자리매김하면서 자사모 회원들은 자전거 예찬론자들이 됐다.
자전거로 출퇴근까지 하는 김진수(44) 회원은 2009년부터 자전거를 탔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전거 출퇴근으로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를 탄 이후 배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고지혈증, 중성지방은 줄었고 몸에 좋다는 HDL-콜레스테롤은 높게 나왔어요.”
아내가 먼저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남편을 자사모 회원으로 등록시킨 경우도 있다. 김대중(48) 총무는 “아내가 라이딩을 같이 하자고 자전거를 2대 샀어요. 억지로 타다 보니 힘들기만 했죠. 마곡엠밸리로 이사와서 아내와 함께 라이딩을 하면서 자전거 타는 것이 즐거워졌어요. 자전거로 서로 이웃이 되고 지나가다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기분 좋은 변화입니다.”
이영석(46) 회원은 “마곡엠밸리에서 한강까지 자전거로 다니기 좋은 길입니다. 자전거는 어느 운동보다 컨디션에 따라 거리나 시간을 탄력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마음 자세는 덤이다. 김상진(60) 회원은 강서자전거연합회 회장이자 자사모 고문을 맡고 있다. “17년 동안 자전거를 탔는데 96kg에서 73kg까지 빠졌고 지금도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를 타면서 60대라도 40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한다.
라이더들이 추천하는 맛집에 들르는 것 또한 자전거를 타는 재미 중 하나다. 강철규(40) 회원은 “국수 맛집으로 가는 길은 ‘국수길’, 라면 맛집으로 가는 길은 ‘라면길’로 자사모 회원들만 통하는 단어가 있어요. 땀을 흘리며 라이딩을 한 후 맛집에서 시원한 국수 한 그릇 이 재미로 라이딩합니다”고 전한다.


안전 교육은 필수, 자전거 수신호까지 익혀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정기모임을 갖고 시간이 맞는 일부 회원들끼리 번개 라이딩을 즐긴다. 행선지는 자전거 타기에는 천혜의 조건인 한강이다. 마곡엠밸리 아파트에서 한강 남단, 북단까지 도는 거리가 대략 40~50km다. 때론 행주산성, 경기도 이포, 관문, 속초, 춘천까지 80km를 달리기도 한다. 달리는 동안 주변의 경치, 스쳐 지나가는 마을 모습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건 라이딩이 주는 덤이다.
자전거를 타는 기초와 함께 기본질서 준수 등 안전교육은 필수. 자사모의 안전교육은 김상진 고문이 맡고 있다. 게다가 안전한 자전거 라이딩을 위한 자전거 수신호와 표지판 읽기 등 기본 교육은 자사모 회원이라면 누구나 받는다. 자사모의 정기 라이딩에는 마곡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니 인터뷰
박인수 회장

“자사모 활동을 하기 전에는 주운동이 헬스였다면 이제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헬스를 할 만큼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자사모는 나이의 경계 없이 30대에서 60대까지 나이도 잊고 서로가 이웃이 되는 좋은 모임입니다. 자사모 회원이 되면 단계별로 필요한 기술을 배워 라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김성신 부회장

“7년 전에 사고로 다리가 골절됐어요. 3개월 깁스를 하고 재활치료로 의사가 수영과 자전거를 추천했습니다. 처음엔 신문 배달용 자전거로 병원을 오가며 타기 시작했는데 회복 속도가 빨랐어요. 적은 비용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계절 따라 강과 산을 달리고 주변의 맛집도 들르는 재미, 이것이 자전거의 매력입니다.”


김상진 고문

“강서자전거연합회 회장을 겸해서 자사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 60대라도 40대 체력을 유지할 수 있고 10년은 젊게 살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 사고가 나는 것은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헬멧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널 땐 자전거에서 내려서 걷는 등 기본을 지킨다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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