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 가족 방학을 맞아 일주일 넘게 아이와 함께 지낼 생각을 하니 삼시 세끼가 제일 걱정이었다. 조물조물 무친 나물 올려 윤기 흐르는 밥 한 술, 따뜻한 국 후루룩 마셔가며 먹을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정갈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던 미금역 근처 한 가정식 식당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지난 취재 길에 눈도장 찍어 두었던 ‘수연 the 건강밥상’(이하 ‘수연’).
두건으로 긴 머리를 묶은 ‘수연’의 김종화 대표는 오픈 주방에서 정성을 다해 밥을 짓고 있었다. 잡곡밥에 제철 재료로 만든 국과 반찬이 나오는 ‘수연 정식’, 여기에 소불고기 또는 돼지불고기가 곁들여 나오는 ‘수연 한상’, 취나물 영양밥 세 가지가 점심 메뉴의 전부다. 저녁에는 떡갈비 한상이 추가된다. 좁쌀 깍두기를 제외하곤 국과 반찬은 영양과 맛의 균형을 맞추어 매일 달라지며 모든 메뉴는 개인 상차림으로 준비된다.
“설거지나 서빙 등에서는 일거리가 몇 배로 늘어나지만 어려운 사람하고 겸상을 하게 되면 반찬 등을 편하게 먹기가 어렵잖아요. 개인상으로 드리면 그런 불편 없이 식사를 할 수 있고, 골고루 먹을 수 있어요.”
모든 식재료는 풀무원에서 받아서 쓴다. 가장 중요한 쌀의 경우 추청 품종으로 도정 후 7일 이내의 것을 쓰고 일체의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단다.
“저는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장모님과 어머니께 배운 것이 다지요. 사실 기교를 부릴 줄도 모르고, 그저 정직하게 재료의 맛을 충실히 내려고 해요. 당뇨병을 앓으시는 단골손님이 계신데 여기서 식사를 하면 당뇨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고 하세요. 외식이 자유롭지 못한 그분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신 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은 깨끗한 빈 그릇을 치울 때 정말 행복하답니다.”
엄마가 해주는 밥상을 받을 때 아이가 과연 밥과 반찬만 먹을까? 사랑을 가득 담아 보는 엄마의 시선을 함께 먹는다. ‘수연’에는 그 ‘따스한 시선’이 있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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