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에게는 황사, 미세먼지, 꽃가루까지 불청객이 종합세트로 찾아오는 요즘 같은 계절이 특히 괴롭다. 일상생활 중에 콧물, 코 막힘, 잦은 재채기 증상이 수시로 찾아오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겪는 고통도 크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는 어린 아이부터 60~70대 어르신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60~70대 어르신 가운데는 후각이 마비돼 냄새를 잘 맡지 못할 뿐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 때문에 외출할 때마다 곤혹스럽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은 코 질환이 공부에 영향을 준다. 콧물 때문에 코로 숨을 쉬는 비강호흡을 잘 못하다보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밤에 코가 자주 막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가 안 돼 키 성장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비염을 방치하면 중이염, 축농증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으므로 조속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사람마다 코의 모양, 질환의 증상, 체질이 다 다릅니다. 한방 비염치료는 단순히 코 막힘, 콧물, 재채기 같은 증상 치료만이 아니라 개인별 특성에 맞춰 코와 폐를 건강하게 보강해줄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접근합니다. 비염이 잘 낫지 않고 재발이 잦은 이유는 코와 폐가 약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코비한의원 송파점 안홍식 원장이 설명한다.
콧물빼기 달인으로 통하는 한의학 박사 안 원장은 10년 이상 만성 비염, 축농증 같은 난치성 코 질환을 집중적으로 치료해온 한의사다.
환자 상태에 따라 코 속 염증 제거부터 시작해 코의 기능 회복, 면역력 보강까지 단계별로 치료한다.
“비염은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감기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만성 비염이 돼 찾아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우선 전통 한방치료인 배농요법으로 코 안에 가득 차 있는 농부터 구석구석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염증, 붓기가 가라앉고 점막이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게 됩니다”라고 콧물빼기 달인 안 원장이 설명한다.
면봉에 한약재를 묻혀 환자의 코 속에 골고루 발라주면 약이 점막으로 스며들면서 붓기, 염증이 가라앉는다. 같은 비염 환자라도 체질, 코의 상태에 따라 다른 한약재를 사용한다.
이 같은 배농요법으로 코 속에 길이 열리면서 안에 고여 있던 콧물, 농이 밖으로 배출된다. 이를 통해 코 막힘, 재채기, 콧물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환자들마다 치료가 끝나면 코 안이 개운하고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비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치료를 병행한다. 가령 코를 자주 풀어 코 안이 건조하거나 헐었으면 초광온열요법으로 손상된 부위를 재생시켜 준다. 여기에 코 점막에 온도를 높여 혈액순환을 돕고 멸균효과가 있는 적외선치료, 코가 막혀 제대로 산소 공급이 되지 않는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산소치료, 쑥을 태운 따뜻한 열로 코 안의 환기를 돕고 농 배출을 촉진하는 온구요법 등을 환자 증상에 따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매일 방문 치료가 힘든 직장인, 청소년 환자의 경우 집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자가 치료제를 처방한다. 배농치료제인 통비세븐, 건조한 코 점막에 뿌리면 촉촉해져 진정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 형태의 코비수, 코 점막의 재생을 돕는 금진액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염은 면역계의 불균형이 원인이기 때문에 한약 복용을 통해 몸 안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도 좋다. “비염은 폐 기능 저하, 비장과 신장의 기능저하로 인한 면역기능이 약화되면서 발생합니다. 한약을 꾸준히 복용해 떨어진 폐 기능과 면역력을 회복시켜주면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안 원장은 덧붙인다.
몸의 기능 강화, 체질 개선을 위해 침, 뜸 치료도 병행한다. 요즘에는 통증이 거의 없이 가볍게 붙이는 방식의 침 치료가 도입 돼 침 맞는데 두려움을 가졌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요즘처럼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 코 속의 자극을 줄여주는 게 좋다.
이밖에 건강한 식습관을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과자, 탄산음료, 라면, 아이스크림처럼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식품은 부종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주는 녹황색 채소와 콩,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돕는 생강, 코의 점막을 강화시켜주는 대추, 황산화 효과가 큰 녹차를 꾸준히 섭취하면 비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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