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집으로 학교로 다시 마을로

지역내일 2016-04-14

파주 해솔도서관 해솔맘 도서연구회


 


출판단지를 품은 도시여서일까. 파주 시민들의 책사랑은 남다르다.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만 봐도 그 애정의 크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데, 해솔도서관의 해솔맘 도서연구회역시 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모임이다. 2013년에 시작해 현재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책을 읽고 지역 어린이들과 독서놀이교실 등 다양한 활동으로 책을 나누는 해솔맘 도서연구회(이하 해솔맘)’ 회원들을 만났다.


 

   


부모교육으로 만난 인연


해솔맘에는 2016년 현재 명예회원까지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명예회원이란 각자 사정이 있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회비를 내면서 동아리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사람을 말한다. 얼마나 좋으면 참석하지 못하면서도 회비를 내고 자격을 유지하는 것일까? 회원에서 명예회원으로, 다시 회원으로 활동하는 정소영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늦게 결혼해서 아이 키우는데 외로웠고 내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무척 힘들었어요. 엄마가 늙어서 아이한테 부족한 게 있을까, 아이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 강의를 들었다가 해솔맘을 알게 됐어요. 한편으로는 가정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독립하고 싶은 마음, 어떻게든 일을 하고 싶은 생각에 해솔맘 모임 중간에 직장에 다녔어요. 그러면서도 탈퇴하고 싶지 않아 명예회원으로 매달 회비를 냈어요.”


나이가 많은 엄마라도 아이가 한 살이면 엄마도 똑같이 한 살이라는 말에 공감다는 정소영. 지금은 둘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직장을 쉬고 해솔맘으로 돌아와 멈췄던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같이 배워 나가면서 자라는 거죠. 해솔맘은 엄마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거든요.”


   


독서놀이교실부터 어린이 위한 초등학교 안내까지


해솔맘은 매주 어린이 책을 공부하는 한편, 분기에 1회 가량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독서놀이교실을 운영한다.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참여하는 독서놀이교실은 봄, 동짓날, 세계문화, 전통, 우주 등 다양한 주제로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한다.


우주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는 <모리스 레스모어의 환상적인 날아다니는 책>을 읽고 우주와 관련된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다. 부모들을 위한 초등 입학 안내 강좌는 많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강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솔맘은 지난해부터 예비 등학생들을 위한 입학 안내 강좌를 열고 있다.


입학을 앞둔 아이들과 부모들의 걱정거리를 들어주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강좌다. 아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화장실에 갈 때 손을 들고 가야 하나’,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면 어떡할까였다. 강좌와 함께 무서운 선생님이 등장하는 어린이 거미학교를 읽으며 아이들의 걱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해솔맘이 꾸준히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출판사나 인문학 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책을 구입하고 강사를 초빙하는 틈틈이 연 2~3회 독서놀이교실과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다. 도서관에서 나누는 활동은 자연스럽게 집으로 가져가 풍성해진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초등학교 책맘으로 활동하며 마을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된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또 학교와 마을로 펼쳐가는 이들의 활동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끈기 있고 기운차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이사 왔는데 남편은 바쁘고 딸 둘의 육아 혼자 하면서 심적으로 피폐해졌어요.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내놓은 삶이었죠. 책을 보고 싶은데 바쁘게 지내고 나면 한밤중이 돼 버리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없을까 찾다 보니 해솔맘을 알게 됐어요. 만나는 순간 너무 좋은 거 있죠.


책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도 좋지만 인격적으로 많이 배우는 모임이라 만나서 행복해요. 저희 아이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셔서 도서관과 해솔맘이 두 아이를 키워주신 거예요. 지금은 아이들이 엄마가 독서교실 선생님이라며 신기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좋은 것은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는데 해솔맘은 좋은 분들이구나 느꼈죠.”(박근희 씨)


   


해솔도서관 문의 031-940-5140~8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한줄 인터뷰 <내 인생을 바꾼 해솔맘>


서나연씨 아이에게 행복을 주려고 왔는데 반대로 제가 행복해져서 그림책에 빠지게 됐어요.”


최수경씨 그림책을 읽으면서 행복해졌어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순수하고 따뜻해서 위로를 받아요.”


김진영씨 전집 사들이던 엄마가 해솔맘 강의를 듣고 그림책을 알게 됐죠.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에요.”


최경희씨 우리가 함께서 했지 혼자였으면 누구도 이렇게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림책으로 힘든 것도 나누는 소중한 모임이에요.”


원시내씨 첫째 아이가 어느 순간 꿈을 작가로 정했어요. 책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고 더 재밌는 책을 만들겠다고 해서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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