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에서 나는 콩을 주인장이 매일 아침 직접 장작불에 삶아 만든 두부에, 안주인의 맛깔스런 손맛이 더해져 춘천 최고의 맛집으로 사랑받는 ‘콩이랑 두부랑’. 얼큰하고도 고소한 각종 두부요리 외에도 여름철 대표 메뉴로 통하는 콩국수의 인기 덕에 사계절 내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또 하나의 비장의 무기, 이름 하여 ‘두부옻오리백숙’. 담백한 국물에 부드러운 육질과 훌륭한 식감까지 갖춰 요즘 같은 환절기 온 가족의 몸보신 메뉴로도 그만일 듯하다.
옻과 오리의 궁합이 빚어내는 일품 보양식
소양5교 지나 우회전. 하루 전 미리 음식 주문을 해놓았다는 지인들과 함께 식사시간에 ‘콩이랑두부랑’을 찾았다. 그때그때 조금씩 바뀌는 밑반찬 맛을 보러오는 재미도 쏠쏠한 이 집에서 오늘의 메인 메뉴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주인장 내외가 새롭게 선보인 두부옻오리백숙이다. 진한 육수가 밴 국물이지만 전혀 느끼함이 없이 담백함만으로 입안을 감도는 독특한 메뉴다. 한 지인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도 국물 맛이 자꾸 생각나 또 찾게 되는 맛”이라고 소개했다.
두부옻오리백숙에서는 흔히 오리고기 요리에 따라오는 특유의 잡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 까닭은 단순히 오리백숙이 아닌, 옻이 들어간 때문이라는 게 주인장인 허태풍 사장의 설명이다. “처음엔 지인들을 위한 저녁 술안주로 준비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져 이렇게 또 하나의 메뉴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옻과 오리의 궁합이 참 좋고, 이 둘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냉한 체질의 사람이 먹으면 몸의 기능을 균형 있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부옻오리백숙은 장작 가마솥에서 옻나무를 한나절 내내 끓여내고, 그 물을 육수로 사용해 고기를 푹 삶아낸다. 오리고기 기름이 떠있는 국물은 느끼할 듯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깔끔하고 담백하면서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몸에 좋은 오리기름에 연하게 삶아진 고깃살
여기에 더해 걸쭉한 국물과 더불어 부드러운 오리 살의 조화 또한 예사롭지 않다. 날개와 다리를 빼면 좀 ‘터벅’한 식감 탓에 목이 메는 닭에 비해, 오리는 다리뿐만 아니라 가슴살까지 적절한 기름기로 연하게 삶아져 씹는 맛이 특별하다. 좋은 오리 기름이 알맞게 포함된 고소한 살코기. 그래서 흔히들 쉽게 접할 수 있는 삼계탕과는 또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오리는 닭에 비해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면에서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진한 보양식이라는 게 허 대표의 설명.
고기 맛에 탐닉하는 사이, 이 국물로 끓인 진한 죽이 제공된다. 이후 남은 육수에 미리 준비된 갖은 채소와 두부, 만두,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 가운데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큼직한 오리 한 마리에 죽, 국수까지. 성인 4명이 덤벼들었는데도 이정도면 꽤 풍족한 양이다. 보통 사무실 회식 자리에서도 삼겹살, 돼지갈비를 많이 찾지만 이런 보양식도 참 괜찮은 메뉴로 추천해도 좋을 듯싶다. 보양식이란 것이 먼저 원 재료에서 기운이 흘러나와야 하지만 그 음식을 만드는 정성 또한 보양식을 만드는 또 하나의 원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식당 건물 옆에 자리한 ‘두부 만드는 곳’에서 가마솥 하나를 차지하고 하루 종일 옻나무 육수를 끓여낸 정성이 이처럼 진한 국물을 만들어 냈을 테니까.
찌뿌둥한 봄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위해
두부옻오리백숙 1마리 가격은 45,000원. 성인 4명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웬만한 회식자리뿐만 아니라 가족모임, 손님접대에도 안성맞춤일 듯하다.
나른해진 봄 날씨에 온몸이 찌뿌둥하기 쉬운 요즘. 움츠리지만 말고, 또 곧 엄습해올 여름의 강한 기운에 맞서기 위해 미리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비축해볼 때이다. 이번 주말엔 샘밭에 들러 특별한 보양식 한 그릇을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콩이랑 두부랑’ 주인장인 허 대표는 또한 세계적인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는 ‘마카’를 국내 재배에 성공한 주인공. 그의 후한 인심덕에 운 좋게 마카를 출하하는 날 방문한다면 마카를 생으로 혹은 나물로도 상에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곧 있으면 선보일 여름철 대표 서민건강식 콩국수와 함께, 또 하나의 메뉴 두부옻오리백숙으로 건강을 확실히 챙겨보자. 잠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두부옻오리백숙은 꼭 하루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문의 033-242-0200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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