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인근 아파트 위주로 높은 관심
아직 미분양 아파트를 채 털어내지도 못한 용인시에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 홍수가 터졌다. 대형 건설사들까지 가세해 연내 아파트 분양 물량을 그야말로 쏟아 붓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수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오랜만에 계약 마감을 기록해 좋은 출발을 보이자 용인 일대 사업지를 보유해 놓았던 한화건설, 대우건설, 포스코 건설 등에서도 올해 분양시장에 가세했다. 이미 올 상반기 1만 1,000채가 넘는 아파트가 용인에서 분양됐는데 10월말부터 12월말까지 대림건설 6,700여 세대, 롯데건설 2,700여 세대, GS건설의 1,400여 세대 등 약 1만 5,000채의 아파트가 추가 분양될 예정이다.
청약률 높다고 계약률로 이어지진 않아
올 한해에만 총 2만 6,000여 채의 신규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는 용인의 지난해 아파트 분양 건수는 3,000여 채에 불과했다. 수지구 동천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 이후 7~8년 만에 용인 일대에 아파트 물량의 숨통이 트였다”며 “오랜만의 신규 아파트 공급으로 일대 주민들의 관심이 높지만 아파트의 입지조건에 따라 계약률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청약률과 계약률은 엄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높은 청약률을 보였던 기흥역 파크 푸르지오나 기흥역 더샵은 아직도 잔여 분양분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올 상반기 분양됐던 아파트의 10%가 넘는 물량이 아직도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봐도 용인의 미분양 상황은 심각하다. 올 9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총 3만 2524채인데 이중 13%인 4,247채가 용인시의 미분양 아파트이다.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은 도시가 용인시인 것이다. 2위는 2,764채의 인천시, 3위는 2,285채의 화성시였다.
신분당선 주변 높은 관심 속 청약 시작
이렇게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는데 왜 건설사들은 용인시에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성복동 H공인중개사의 관계자는 “신분당선 개통 등의 교통 호재와 지난해 발표된 9.1 부동산 완화 정책들이 맞물려 용인시에 사업 부지를 갖고 있던 건설사들이 올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전세난에 시달리던 실수요자와 낡은 집에 살던 용인시민들이 모처럼 새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일까지 청약을 마감하고 12월초 계약 일정을 마련한 롯데건설의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과 GS건설의 동천 자이도 신분당선 입지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캐슬 모델하우스가 오픈하던 지난 13일 오후,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의 늦은 시간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던 성복동 김모씨는 “신분당선 초역세권이라는 점이 맘에 들어 청약을 넣어볼 생각”이라며 “당첨된다면 꼭 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다시 찾은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부동산 떴다방도 등장해 신분당선 역세권 신규 아파트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알아볼 수 있었다.
올 한해 들썩였던 용인 아파트 거래 시장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올 한해 수도권 아파트는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용인시는 올해 9월까지 고양시에 이어 수도권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으로 국토교통부 자료에 집계됐다.
올해 9월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고양시로 1만 9,214건이 거래됐고, 다음으로 용인시 1만 8,644건, 수원시 1만 7,613건, 남양주시 1만 2,341건, 부천 1만 1,298건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신규 아파트와 함께 기존 아파트의 거래량도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관계자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용인시의 미분양 적체 우려도 있다고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대출 문턱 높아지는 내년 분양시장 낙관 못해
올해는 저금리 기조에 살인적인 전세난으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거래량도 크게 늘었지만 내년은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7.22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 발표로 2016년부터는 상환기간 및 방법, 대출금액 등에 대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돼 향후 대출을 이용한 내 집 마련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신규분양 집단 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도 자율적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분양시장 역시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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