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문집 발간한 관악고 학부모 독서 동아리 꿈계단

“꿈으로 오르는 계단을 책으로 만들었어요”

지역내일 2016-03-23

관악고등학교(교장 김철규) 학부모 독서 동아리 꿈계단회원들이 1년 동안 활동한 자료를 모아 지난 2월 문집으로 담아냈다. 한 달에 2권씩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며 토론을 하고, 그 느낌을 독서공책에 기록한 것이 모이니 문집이 됐다. 전문적으로 글을 써본 경험이 없다보니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엮기까지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책 읽고 토론하고


관악고 학부모 독서 동아리 꿈계단은 지난해 3월 백금자 수석교사의 제의로 만들어졌다.


3 담임을 맡아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니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고 학부모와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독서 동아리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가정통신문으로 모집공고를 내자 8명의 회원이 모였고 한 달에 2권씩 인문학적 교양도 쌓고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도서를 추천받아 책 읽기를 시작했다.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읽은 책은 <예술수업> <유엔미래보고서 2045> <감정수업> <부모와 학부모 사이> <3일 만에 끝내는 학생부종합전형>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 <비폭력대화> <史記 교양강의> <프레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이다.


책을 읽고 나면 차례로 발제자가 나와 나름의 방식으로 책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이후 각자의 소감을 이야기하고 토론을 이어갔다. 책을 연구하는 모임이 아니다 보니 발제자는 자신의 역량이 되는대로 책 한 권을 읽고 토의하는데 가이드 역할이면 충분했다.


외부 강사도 초청해 강의도 진행했다. 인권교육 강사인 고현희 강사는 비폭력 대화를 주제로, 자녀와 소통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창일중학교 윤병육 수석교사가 나서기도 했다. 꿈계단을 이끌고 있는 백금자 수석교사도 하브루타로 질문능력 키우기 등의 강의를 맡았다.


 독서기록 남긴 것 문집으로 엮어


특별히 문집을 만들기 위해 거창하게 원고를 준비한 것은 아니다. 활동한 것이 한 장 한 장 쌓이다 보니 문집이 됐다. 여기에 자녀들의 독후 활동도 포함하고 외부 초청강사의 강의내용도 요약했더니 88페이지의 책이 만들어졌다.


이영순 동아리 회장은 본인이 발제자가 됐을 때 책을 좀 더 자세히 읽고 준비한 내용이 주로 문집을 내는 재료가 됐다끙끙거리며 자료를 모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한다.


같은 책을 읽고 공감하고 얘기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 달에 두 번씩 만나 2시간씩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가 돼 사적인 이야기나 하소연할 만한 사연이 나올 법도 했지만 미리 동아리 운영 방침으로 규칙을 정해둬 서로 민망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에 다뤄보지 않은 주제를 골라 책을 읽고 각자가 좋아하는 시를 낭독해보는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라는 꿈계단 회원들, “좋은 음식이 있으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처럼 좋은 책을 함께 나누고 지식과 소재를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올해도 함께 행복해지는 시간이 될 것을 약속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인터뷰


 이영순 회장


꿈계단 동아리에서 공감대화법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했던 것이 자녀와 소통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한 사람이 열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열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책을 통해 모르는 내용을 알게 되었을 때, 토론을 하면서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양숙자 회원


예전에 평생교육원에서 독서모임을 했었는데 일주일에 2권씩 책을 읽느라 바빴지만 그때 읽었던 책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독서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권했던 건 남편이었어요. 책을 편식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이 모임에 안 나왔으면 지난 1년 동안 책을 그리 많이 읽지 못했을 것입니다.”


 


김민영 회원


엄마들의 모임이라 큰 기대 없이 참여했는데 문집까지 나오고 감회가 새롭네요. 짧은 글짓기는 해봤지만 문집을 내기 위해 A4 용지를 채울 정도로 긴 문장을 써야 한다는 불안감도 컸습니다. 글을 쓰면서 서론 본론 결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됐고 며칠 동안 글을 쓰기 위해 끙끙거리다 아이에게 핀잔을 듣는 경험도 했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경화 회원


학부모 연수를 듣고 난 후 참여해보고 싶어서 2학기 후발주자로 동아리 회원이 됐습니다. 이해가 안 되면 읽고 또 읽다 보니 언제나 제자리걸음이었고 책을 완독하지 못하고 참여한 적도 있었었습니다. 게다가 독후감은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시 한 편을 문집에 내고자 학창시절 읽었던 시도 검색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권영애 회원


독서 모임을 하고 난 후 TV에서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이 있는지 눈여겨보게 됩니다. 학부모들과 책을 읽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가 컸습니다. 동아리에서 같이 읽고 서로의 생각이나 느낌, 감정을 이야기함으로써 혼자 읽다 놓친 부분이나 소홀히 했던 내용이 다른 사람을 통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홍정경 회원


고현희 강사의 비폭력 대화를 듣고 독서모임에 참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집에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흔들리며 꽃이 피듯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면 더 나은 삶으로 가꾸어 갈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을 통해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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