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 5명·정시 2명… 수시 합격생 예년보다 120명 정도 더 늘어
2016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 배출 고교 톱100에 대일고등학교(교장 이우일)가 전국단위 자사고와 외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수시 최초 합격자 5명 중 의예과, 전기정보공학부, 물리천문학부 등 쉽지 않은 실적까지 냈다. 서울대 수시 합격자 수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의 경쟁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대일고가 수시전형에 맞춰 학교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서울의 주요 대학은 물론 수시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대일고를 찾았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합격생 80%, 수시전형으로 대학 입학
수시 성적은 정량평가를 하는 수능이나 우수한 학생 개개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학교 시스템과 교육의 주체가 되는 교사, 학생, 학부모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정성평가 위주의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가 된 추세에 발맞춰 고교현장이 학교 시스템을 보완하고 그만큼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일고는 2016학년도 대입 합격자 중 80%가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예전에 60% 정도가 수시로 입학하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그중에서도 서울대는 수시 5명, 정시 2명이 합격했고, 전문대까지 포함해 245명이 합격했다.
현종덕 대일고 3학년 부장교사는 “올해 연·고대는 38명이 넘게 합격했고, 수시 합격생이 예년보다 120명 정도가 더 늘었다”며 “수시 실적의 향상은 작년부터 시작됐고 이는 수시전형에 맞춰 학교 시스템을 보완한 것이 잘 정착됐다는 증거”라고 소개한다.
수학 심화반 운영과 함께 만들어진 면학 분위기
수시전형에 발맞춰 대일고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수학 심화반’ 수업이 있다. 현종덕 부장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내신도 필요하지만 학교활동에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이다. 하지만 목동지역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느라 학교활동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다”며 “3~4년 전부터 학교활동 참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학교활동을 늘리고 사교육을 받는 것보다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학교활동의 질을 높였다”고 소개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수학 심화반’ 수업이며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교실로 돌아가 수학 문제 푸는 것을 도와주고 면학 분위기를 이끌면서 자연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3학년 기획을 맡은 이동렬 교사는 “수학 심화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주축이 돼 자습 시간에 책상을 들고 복도로 나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따라했다”며 “너무나 진풍경이었다. 복도는 복도대로, 교실은 교실대로 일렬로 줄을 맞춰 공부하는 면학 분위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수시 전략 코칭, 전형별로 적중하다
수능 중심의 정시는 우수한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훈련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지만 수시는 학교 시스템과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하나가 됐을 때 결과를 낼 수 있다.
김병진 진로진학상담팀장은 “올해 입시를 치른 학생들이 입학할 당시 성적은 예년 입학생들보다 20% 정도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이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 자율 및 학술 동아리 활동, 나의 꿈 발표대회, 경시대회 등 교내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올해 입시 결과가 예년보다 1.5배 정도 더 좋아질 수 있었다”며 “이는 개개인의 역량이 우수한 결과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일고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관심을 갖고 자녀의 입시교육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학부모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역량 있는 전문 강사를 영입해 내신관리, 진로탐색, 변화되는 입시 등을 설명하고 특히 이우일 교장이 직접 자기주도학습 강의를 해 사교육의 의존도를 낮추고 학교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진로 개념을 바탕으로 한 3개 학년 진학지도 로드맵 또한 적중했다. 1학년은 학습전략과 직업 흥미검사로 직업을 탐색하고 2학년은 직업적성검사와 계열학과 검사로 입시전략이 수립된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3학년이 되자 학생 개인별로 적합한 수시전형을 찾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특히 대일고에서는 3월 초 논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논술시험을 진행한다. 여기서 논술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선별해 지도한다.
김병진 팀장은 “이 시험에 성적이 30%가 넘는 학생이 지원했는데 논술 답안지를 보니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여 논술전형에 집중하도록 전략을 짜줬다. 그 결과 고려대에 논술전형으로 합격했다”며 “학기 초에 치르는 논술시험으로 논술전형에 적합한 학생을 선별하고 거기에 맞춰 수시지원 전략을 세운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한다.
수시 중심 입시 체제, 3학년 담임과 전 교사의 협력 결과
수시체제가 잡히지 않았을 때의 입시는 고3 담임만 입시를 담당했다. 하지만 지금의 대일고는 모든 교사가 입시를 지원한다. 1~2학년 때 담임과 동아리 지도 교사 등 교사 추천서에 적극적이며 행정 베테랑인 이동렬 교사는 담임회의 때마다 학생부에 기록해야 할 내용을 체크했고 수시로 빠진 것을 보충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해 면접 위원회를 선정하고 3~4명씩 모의면접도 운영했다. 논술전형에 대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해 방과후 수업으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결국 대일고의 수시 실적이 높은 이유는 수시에 맞춘 학교 시스템의 변화와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공교육을 믿고 신뢰한 결과다.
현종덕 부장교사는 “교사추천서를 고3 담임보다 더 많이 쓴 교사들도 있었고 학교에서 입시 컨설팅을 해주는 대로 학생도 학부모도 잘 따라와 줬다”며 “학생은 열심히 공부했고, 선생님들은 학생 개인에 맞춰 입시에 필요한 것을 모두 챙겼으며 학부모님은 학교를 믿고 신뢰했기 때문에 이번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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