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박찬일
펴낸 곳창비
가격14,000원
음식과 식재료에 얽힌 이야기들을 맛깔스럽게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인 박찬일은 이태리에서 요리를 공부한 셰프답게 동양과 서양의 요리 재료들을 골고루 섭렵하면서 그가 지닌 특유의 호기심 본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을 읽다가도 음식이야기가 나오면 먹고 싶다는 생각에 앞서 연민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 그는 그가 접한 음식을 대한 상념을 읽는 이에게 무심히 전해주면서도 결코 그 음식과 재료에 대한 역사 그리고 기원에 대한 정보도 잊지 않고 함께 맛보게 해준다.
‘어른이 되는 맛, 콩나물의 맛’에서 그는 콩나물을 다듬으며 요리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의 어머니 일손을 도와 콩나물 껍질을 까는 일은 그가 배운 첫 번째 가사노동의 성과라고 한다. 또한 그가 배운 최초의 요리는 마늘 까기였다고 고백한다. 마늘 까기가 요리라는 사실을 저자에게서 처음 배웠다.
지금은 무엇이든 풍요로운 시대로 음식의 식재료로 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결핍이 오히려 우리의 혀를 변화시키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게 해준다고 역설한다. 조금은 모자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만의 넉넉한 요리 철학이 읽혀지는 책이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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