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환절기 때 늘어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비염이다. 한데, 비염이라고 하면 흔히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환절기 비염이라고 해도 계절성인지 통년성인지 구분해서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비후성 비염, 위축성 비염 등 이름만큼이나 각각의 치료 방법도 다르다. 중이염은 비염 때문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비염과 중이염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수원 광교한의원 곡수영(한의학 박사, 한방소아과 전문의) 원장에게 들었다.
중이염 안 걸리려면 감기 조심!
중이염은 이관(유스타키오관)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가 생기는 질병이다. 급성 비염(감기) 때문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데 그 이유는 어린 아이들의 이관은 거의 수평으로 놓여 있고 그 길이가 짧고 넓기 때문. 그래서 아이가 감기에라도 걸리면 콧물, 균 등이 귓속으로 들어가 더 쉽게 중이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급성 중이염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도 잘 낫는다. 문제는 반복성 재발성 만성 중이염. 중이염에 걸렸는데도 치료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염증성 진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재발한다.
곡수영 원장은 “중이염은 비염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코 질환이 생기지 않게 하고 편도염이나 아데노이드 질환이 있으면 미리 치료해야 한다”며 “감기 후 후유증으로 생긴 후비루 축농증 등의 염증이 모두 배출 되게끔 하는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킁킁, 쌕쌕~ 코로 숨쉬기 힘들어요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등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코 점막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민감하게 반응해 재채기가 발작적으로 나오며 콧물,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항원을 회피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일년 내내 생겨나는 통년성 비염으로는 비후성 비염, 위축성 비염이 있다. 주로 온도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후성 비염은 코 점막이 부어 있어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좁아져 코 막힘을 호소한다. 누렇고 끈적끈적한 콧물을 보이며 후비루(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가 있다. 위축성 비염은 코 안이 건조해 점막이 위축돼 있다. 섬모운동이 기능을 상실한 상태. 콧속이 울퉁불퉁 상처가 많고 코 안에 콧물이 차 있는 건 아닌데도 코 막힘과 숨쉬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비염 치료는 완치가 아닌 ‘완해’
비염의 경우 흔히 히스타민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신체의 적응력을 늘리는데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비염 증상은 언제든지 악화 될 수 있기 때문. 물론 계절성 비염일 경우 일부 히스타민제가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자주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있다. 히스타민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진정효과. 한창 새 학기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은 주의해야 한다.
비염 치료는 완치가 아닌 완해라고 한다. 완치가 안 되는데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곡수영 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비염이 진행 중이라는 것은 신체가 계속 소모되고 있다는 증거다. 비염 치료로 증상이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과로를 하게 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나 지구력이 필요한 수험생들의 경우는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한방에서의 비염 치료는 비후성 비염의 경우 코 점막 붓기를 빼주고 공기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주고, 위축성 비염은 위축된 코 점막의 살이 오르도록 해서 방어능력을 높이는 치료를 한다. 이렇듯 비염은 근본적인 원인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치료방법도 달라야 한다. 곡수영 원장은 “비염의 근본 원인을 찾지 않은 채 방치하면 만성화가 진행 돼 후각 장애, 두통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천식, 축농증, 중이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외견상 나타난 증상만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봄철, 코막힘이 심해졌다면?
곡수영 원장이 들려주는 일상생활 TIP
●집 밖에서_ 코 안이 말라버리면 섬모운동이 안 돼 바이러스나 세균이 그대로 코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콧속 수분 유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양손에 물을 담은 후 코를 풀 때처럼 날숨에 흥~ 하고 물을 튕겨주면 일시적이나마 수분이 보충 돼 코가 한결 편안해진다. 또는 손수건을 물에 적신 후 코를 문질러도 된다.
●집 안에서_ 세숫대야에 훈기가 돌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담아 유칼립투스 한 방울을 떨어뜨려 그 향을 맡으면 항균작용이 되고 코 점막도 촉촉하게 한다. 만약 누런 콧물이 보이면 솔잎을 추출한 오일 한 방울이 도움이 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