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_ 마곡캠핑클럽

“마곡엠밸리 주민들, 캠핑에 빠지다”

지역내일 2016-02-25

가족 간에 대화가 필요하다면? 캠핑이 답이다. 이웃 간에 친분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캠핑이 답이다. 캠핑으로 이웃 간에 친분을 쌓고 가족 같은 정까지 나누는 마곡엠밸리 아파트 주민들. 마곡 단지에 캠핑 열풍을 불게 한 주인공들을 만났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마곡지구, 떼캠 열풍 불다


마곡지구에 캠핑 열풍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은 지난 2014년 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아파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운영한 온라인 카페 마곡라이브에 캠핑에 대한 내용이 올라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그해 3, 캠핑을 취미로 하는 다섯 가족이 오프라인으로 모여 캠핑을 떠났다.


캠핑의 즐거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곡라이브카페에 사진을 올렸고 이후 캠핑에 관심이 있는 입주민들이 점점 늘어났다. 캠핑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카톡방까지 따로 만들었다. 방장은 처음 캠핑을 주도했던 이용남씨가 맡았다. 다섯 가족이 캠핑을 시작했는데 12가족25가족30가족으로 늘어나더니 작년 마지막 캠핑 때는 50가족 250여 명이 캠핑을 함께 떠났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떠나던 캠핑족들이 떼캠(단체 캠핑)’을 시작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지난해 9월 마을만들기 사업에 공모해 4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캠핑사진 전시회와 캠핑요리경연대회, 캠핑장비 시연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했다. 현재 마곡캠핑클럽 카톡방에는 110여 명이 가입돼 있지만 캠핑은 마곡단지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언제든지 회원이 될 수 있다.


   


4~5가정씩 팀을 꾸려 캠핑 떠나기도


아파트에 입주를 시작하면 마찰도 많고 입주자와 임대인 간의 분쟁도 적지 않을 터. 마곡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캠핑으로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도심을 떠나 하룻밤을 지내며 서로 이웃이 되자 이런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용남씨는 캠핑장에서는 입주자와 임대인 구분이 없어요. 캠핑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웃이 됐고 아이들이 먼저 친해져 서로 연락해서 다시 만나면서 어느새 분쟁이 수그러들었습니다.”


새로 친해진 이웃끼리 4~5가정씩 팀을 꾸려 캠핑을 떠나기도 했다. 마곡캠핑클럽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주변 아파트에서도 가입문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마곡캠핑클럽은 마곡엠밸리 1~15단지 주민만 참여가 가능하다.


캠핑 정모(떼캠)를 위한 기금은 공동구매 수익금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정에서 쓰지 않는 용품을 마곡지구 카페에 경매해 낙찰된 금액을 행사에 기부해 마련된다. 모금된 금액은 추억의 뽑기나 보물찾기, 그리기대회 등 정모 때 가족과 함께 하는 각종 이벤트에 참가하는 이들을 위한 경품으로 모두 사용된다.


    


캠핑 도구가 없어도, 텐트를 치지 못해도


캠핑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쉽게 접근하기 힘든 것 또한 캠핑이다. 텐트, 침낭, 랜턴, 코펠, 의자 등 캠핑장비도 필요하고 텐트를 설치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하지만 마곡캠핑클럽에서는 걱정이 없다. 입주민들의 모임이라 체계가 잡히진 않았지만 서로 도와주고 적극 협조해주기 때문이다. 먼저 캠핑 장비에 대한 궁금증은 카톡방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때론 공동구매로 캠핑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텐트를 한 번도 쳐보지 않았어도 된다. 텐트 설치 시연은 수시로 열고 운영진에게 연락하면 주말에 1~2시간 할애해 가양역 공터에서 설치하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때론 캠핑장에서 초보 캠퍼들이 텐트를 제대로 치지 못해 어려움을 당하면 이웃들이 먼저 알아보고 도와준다. 귀중한 시간을 대가 없이 내줄 수 있는 건 이웃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캠핑 도구가 없어도 걱정 없다. 이웃끼리 서로 빌려주는 캠핑 쉐어링이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캠핑 장비를 사기 전에 경험해 볼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캠핑으로 이웃이 가족이 되고 싶다면


마곡캠핑클럽의 운영을 위해 주민들이 자처해 운영진도 맡았다. 이용남 방장을 비롯해 회계를 맡은 오창배 회원, 정캠 행사 준비를 주관하는 김홍 회원, 촬영 및 정모 후기를 담당하는 박민근 회원이 자원했다. 회원들은 1년에 정기모임으로 캠핑을 3~4번 떠난다. 카톡방에 날짜를 공지하고 정모를 갈 수 있는 가족을 모으고 인원수에 따라 캠핑장을 전세 낸다.


정모를 가기 전 TF팀도 구성한다. 입주민 중 전문 분야별로 7~8명으로 팀을 꾸려 캠핑장에서 가족들과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상한다.


캠핑은 이웃이 가족이 되는 계기가 된다. 카페에 캠핑에 관한 활동을 많이 올리지만 아직도 마곡지구에 모르는 이웃들이 많아 안타깝다는 회원들은 환경이 바뀌어 싫어하는 분들도 용기를 내 도전하면 가족 같은 분위기의 캠핑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선입견을 갖지 말고 문을 두드리면 언제든지 따뜻하게 맞이할 것을 약속했다.


 


 


미니 인터뷰


이용남 회원


각자 바쁜 삶을 사는 이웃주민들이 캠핑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뭉쳤습니다. 이웃주민이다 보니 잘 뭉치고 친화력이 좋아요. 아직도 마곡캠핑클럽을 모르는 이웃들이 많은데 캠핑으로 이웃이 가족이 되는 계기가 됩니다. 이웃이 되고 싶은 분들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오창배 회원


집안일로 피곤해하는 아내를 쉬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캠핑입니다. 주말에 야외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 아이들과 더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사춘기 큰딸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홍 회원


아내가 먼저 캠핑에 관심을 가져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내는 빠지고 제가 오히려 마니아가 됐습니다. 캠핑을 처음 가거나 장비를 모르면 챙길 수 없는 것들을 이웃을 위해 더 챙겨가다 보니 차가 캠핑장비로 비좁아지지만 서로 이웃이 되고 도와줄 수 있는 기쁨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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