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초등학교 풍물 반
경쾌한 꽹과리 소리에 맞춰 장구치고 북치고 !
자치단체나 주민들이 진행하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연이 있다면 풍물패 공연이다. 장구, 북, 꽹과리, 징은 누구나 흥겨움을 느끼며 장단을 맞출 수 있는 악기들이기도 하다. 서울 신정동에 있는 목동초등학교에 매일같이 풍물을 연습하고 즐기는 풍물 동아리가 있어 찾아갔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경쾌하고 빠른 풍물가락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매주 금요일 오전 8시, 목동초등학교 체육관 3층에서는 둥둥거리는 신나는 북소리와 장구소리로 떠들썩하다. 전문 사물놀이패가 공연하는 듯 우렁찬 북소리에 길 가던 사람들도 한번쯤 뒤돌아보게 된다. 이들은 목동초등학교 풍물 반 동아리 회원들. 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26명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1시간 일찍 등교해 자기가 맡은 악기를 친구들과 함께 장단에 맞춰 연주한다.
장구와 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꽹과리와 징의 박자에 따라 일사분란하고 열정적으로 풍물가락을 연주한다. 단순히 세게 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에 맞춰 몸을 같이 움직이며 연주를 하니 더 흥겹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몰입되도록 만든다.
목동초 풍물 반을 3년째 지도하고 있는 어덕경 교사는 교직경력 38년의 베테랑 교사다. “제가 첫 번째로 발령받은 학교가 서울 월정초등학교였어요. 당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행사로 인해 아이들에게 부채춤을 가르쳤는데 그때의 국악소리가 너무 좋아 지금까지 풍물에 빠져 살고 있죠.”
그 이후 국립국악원 국악 교사 연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악수업에 들어가 풍물의 모든 것을 배우고 익혀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어 교사는 발령받아 재임한 학교마다 풍물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모아 풍물 반을 만들고 운영했다. 목동초에서도 풍물 동아리를 만들어 3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국립국악원 꽹과리 명인인 이홍구씨를 초청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방학 때는 풍물캠프를 운영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힘썼다. 최근에는 양천 청소년어울림축제에 나가 사물놀이 공연을 했으며 올 10월 교내 예술제와 내년 1월 해누리축제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매일 오전 8시부터 30분간 풍물연습, 아이들 화합에도 긍정적
목동초 풍물 동아리는 처음엔 방과후학교의 한 과목으로 운영되다가 신청인원이 점차 줄고 구성원이 학기마다 바뀌는 문제가 있어 지금은 어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 1반 전원이 풍물 반 회원이 됐다. 그중에는 4학년부터 풍물을 배운 학생 8명도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올해 3월부터 풍물을 배워 이제 6개월 정도의 초보자들이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빠른 시간 안에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에는 앉은반 풍물을 하고 목요일에는 선반 풍물을 연습한다. 그리고 희망자에 한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상모돌리기 연습을 한다. 악기는 풍물 반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교장선생님의 지원으로 40인분의 장구와 북, 꽹과리 등이 비치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풍물 반 회원으로 3년째 활동 중인 고가희 학생은 “아침마다 다른 학생보다 일찍 와서 풍물 연습을 하면 하루가 상쾌하고 친구들과 더 친해져서 좋다”고 자랑한다. 어 교사는 “10대 초반의 학생들은 에너지가 넘치지만 발산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라며 “아침 일찍 하는 풍물연습은 학생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뿐만 아니라 친구들 간의 우애도 높여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 미니 인터뷰 >
어덕경 지도교사
“풍물에 대한 애정과 꾸준한 연습으로 누구나 잘할 수 있어요”
“풍물을 배워 학생들에게 지도한지 어느덧 30여년이네요. 풍물을 배우는데 특별히 필요한 자질은 없어요. 풍물을 배우고 싶은 열정과 꾸준한 연습만 뒷받침된다면 누구나 잘할 수 있어요. 제가 풍물의 매력에 빠진 것처럼 혈기왕성한 10대 청소년들이 풍물을 배워 에너지를 발산하고 전통문화를 잊지 않고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정수빈 학생(6학년, 꽹과리)
“매일 아침 풍물 연습으로 스트레스 해소해요”
“4학년 때부터 엄마의 권유로 풍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장구와 북을 거쳐 지금은 꽹과리를 치고 있어요. 매일 아침마다 풍물 연습을 하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 같아서 좋아요. 앞으로도 취미로 풍물을 계속할 거예요.”
고가희 학생(6학년, 꽹과리)
“풍물을 통해 박자 감각이 생겼어요”
“4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이제 3년째 풍물을 하고 있어요. 북도 치고 장구도 쳐봤지만 꽹과리가 제일 재밌어요. 공연할 때는 징도 치고 상모돌리기를 하면서 태평소를 불기도 해요. 풍물을 배우면서 박자 감각이 생겼고 같이 하는 친구들과도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조하윤 학생(6학년, 북)
“친구들과 함께 하니 즐겁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올해 초 전학 와서 풍물을 배운지는 겨우 3~4달밖에 안 돼요. 처음에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반 친구들과 같이 꾸준히 연습을 하니까 재미가 있더라고요. 풍물을 배우고 나니 예전보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고 친구들과도 더 친해지게 돼 좋은 것 같아요.”
송주현 학생(6학년, 장구)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이젠 자신 있게 연주해요”
“처음에는 신기해서 풍물 반을 신청했는데 동아리로 운영되고 나니 그동안 연습한 것이 아까워 계속하게 되네요. 장구와 북을 주로 치고 있는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반복해서 연습하다보니 이제는 잘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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