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자원봉사센터, ‘손만세’ 봉사현장을 찾아서

‘손’으로 뭘 만들겠느냐고요?

지역내일 2015-09-07

스마트폰 세대인 요즘 청소년들에게 아날로그적인 활동을 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많이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파주시 자원봉사센터의 ‘손으로 만나는 세상(이하 손만세)’이 바로 그것이다. 얼마 전에는 손바느질로 만든 면 생리대를 빈곤국가에 보내 화제가 됐다.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폐 크레파스와 폐 현수막을 이용해 자원봉사 물품 만들기에 한창인 ‘손만세’ 봉사현장을 다녀왔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평일 오후, 테이블 위에 폐 크레파스가 가득 놓인 파주시자원봉사센터의 한 강의실 현장. 이곳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봉사활동에 한창인 청소년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이날 지역 곳곳에서 수거한 폐 크레파스를 손질하거나 녹여 새로운 크레파스 한 세트를 만드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새 크레파스 세트를 만드는 작업은 활동별로 분업화돼 조를 나눠 이뤄졌다. 폐 크레파스를 칼로 쓱싹쓱싹 손질하는 조에서부터 폐 크레파스를 녹여 새 크레파스로 만드는 조, 크레파스에 종이로 옷을 입히는 조, 박스 포장하는 조 등, 각자의 손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이 만든 크레파스 세트는 지역 곳곳,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될 예정이다.







“내 손으로 만든 물건, 도움의 손길 돼요”


‘손만세’는 ‘손으로 만나는 세상’의 줄임말로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다. 파주시자원봉사센터가 지난해부터 기획해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이들 활동은 파주시 금촌동에 위치한 파주시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운정 캠프와 문산 캠프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손만세’를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온 활동 중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로는 봉사자들이 직접 손바느질로 만든 면 생리대를 빼놓을 수 없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해외 지역 여성들을 위해 기획한 면 생리대 만들기 봉사 활동은 파주지역 성인과 청소년들이 참여해 최근까지 누적 개수 1,200여개의 면 생리대를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미얀마와 몽골지역 여성들에게 이미 전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봉사자들에게는 해외의 열악한 환경과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안내하고 아울러 폐기물로 인한 환경문제까지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서는 폐 현수막과 폐 크레파스를 이용해 재생용품을 만드는 활동이 새로이 손만세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폐 현수막으로는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마대자루를 만들었고, 폐 크레파스로는 새로이 크레파스 세트를 만들도록 기획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실제로 지역 곳곳,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될 예정이어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파주시자원봉사센터의 손만세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김슬기 씨는 “봉사활동을 위해 폐 크레파스를 모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상도,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크레파스를 보내줘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여름방학 손만세 프로그램에는 1365자원봉사 사이트(www.1365.go.kr)를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했으며, 이 중에는 손만세 활동을 기존부터 이끄는 멘토 학생들도 함께 해 손길을 보탰다.
김슬기 씨는 “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때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다 만들어 놓은 후에는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며 “큰 재능이 없더라도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에게 보내진다니 튼튼하게 만들려고요”
문나영(18세)양


‘손만세’에서 지난해 겨울부터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는 문나영 양은 면 생리대도 만들어보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폐 현수막과 폐 크레파스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문양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니 흐뭇하고, 멘토로서 봉사자들을 가르치며 나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에게 보내진다고 생각하니 튼튼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했다.
 



 
“헌 물건이 새 물건 되니 신기해요”
이현건(14세·우)군과 조건우(14세·좌)군


이현건 군과 조건우 군은 손만세에서 만나 친해졌다. 크레파스를 열로 녹여 새 크레파스로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며 말이다. 현건 군은 “헌 크레파스가 새 것으로 만들어져 쓸 수 있는 물건이 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고 또 보람 있었다”고 했다. 또 건우 군은 “크레파스를 녹이며 냄새도 많이 나고 더워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라 좋은 마음에서 했다”며 “다음에는 12살 동생과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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