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가장 부끄러운 행정이었다. 이러고도 우리가 시민의 공복으로서 월급 받을 자격이 있는가? 지난 1년 동안 시정혁신을 통해 쌓아왔던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가 이 한방에 무너졌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 14일 광복절 전야 행사로 삼성이 주관한 ‘신바람 페스티벌’에서 대구시가 교통 등 시민편의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과 관련 간부공무원들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쏟아낸 말이다.
권시장은 14일 행사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께 드리는 사과의 글을 올린데 이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대시민 사과를 한데 이어 17일 간부회의에서 공식 사과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대시민 공식사과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지난 4월 12일 세계물포럼 개막식에 발생한 자격루 붕괴에 따른 대시민 공식사과가 처음이었다.
권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수성못 인근에서 개최된 축제에서 관람객 예상을 잘못하고 교통 등 시민편의대책을 소홀히 해 시민들을 엄청난 혼란과 불편 속으로 빠뜨렸다”며 “시민들께 죄송스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권시장은 “대구에서 개최되고 대구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는 주최와 주관이 누구인지 관계없이 모두 대구시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지역에서 진행되는 민간 행사에 대해서도 대구시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 안전?교통 등 모든 시민편의 대책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혼란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대구시민들에게 사죄드리며 앞으로는 시민들을 모시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며 거듭 사과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경우를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대비하라“고 강하게 지시했다.
광복절 전야인 지난 14일 밤 약 20억원의 행사비를 들여 대구 수성구 수성못에서 불꽃놀이와 레이저쇼, 공연 등으로 진행된 이 축제에서 삼성이 축하공연을 주최했으며 한화그룹이 불꽃놀이를 후원했다. 대구시는 교통, 쓰레기 정리 등 행정 지원을 맡았다. 그러나 당초 예상했던 3만명 보다 훨씬 많은 5만여명이 몰린 이 축제를 총체적으로 지휘할 콘트롤타워가 없어 행사장 일대는 물론 인근지역까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올해 4월 개통된 도시철도 3호선에 승객이 몰리면서 중량초과로 차량이 멈추는 사고도 발생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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