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천동을 흐르는 손곡천을 따라가다 보면 ‘ghgm’이 있다. 원래 가구 전시장이었던 이곳에 올해 2월, 카페가 생겼다. 테이블은 물론 장식장, 주방에서 쓰이는 도마에서부터 컵받침에 이르기까지 ‘ghgm’에서 직접 만든 제품이다. 가만히 테이블들을 보고 있자면 제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 어떤 테이블도 같은 모양이 없다. 원목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작품’이다.
1층 카페 벽에는 직접 만든 테이블 상판을 길게 세워 꾸몄다. 호두나무,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등 측면을 그대로 절단해 나무마다 고유의 결을 살려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나무 상판을 선택하면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테이블 제작이 가능하다. 대량생산을 지양하고 손으로 깎고 다듬어 만들어 내는 노동의 가치를 테이블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다른 쪽 벽에 쓰임새 별로 걸려 있는 다양한 나무 도마에 눈길이 간다. 물론 이 도마들도 인테리어 소품이자 판매 가능한 제품이다. 참 영리한 인테리어다.
ghgm cafe의 김경민 대표는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혼자 1층 카페를 꾸려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혼자는 아니다. 이제 5개월 된 풍산개 ‘우지’가 있기 때문이다. 야외 덱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졸다가 손님들이 올 때마다 일어서 꼬리를 흔들기도, 자기 알아 달라며 앓는 소리를 내기도 하는 ‘우지’ 덕분에 여느 카페와는 달리 반려견 출입이 가능하다. 카페 실내에도 테이블이 많지 않다. “유모차를 가지고 오시는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편하시도록 테이블 간격을 최대한 넓혔습니다. 손님들이 편안하게 쉬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고 보니 계산대 뒤로 분명 메뉴판에 없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 박스가 보인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이 엄마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보장해 주는 젤리의 위력을 알다니,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제 아무리 소품과 가구에 힘을 준 갤러리 카페라 해도 ‘카페’인데 가장 중요한 커피 맛은 어떠할까. good hand로 만든 테이블에서 good mind로 내린 커피 한 잔, 직접 먹어보고 맛을 평가해 보시길.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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