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낼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마냥 들뜬다. 그러나 준비하고 떠난 나들이 길에서 차량의 행렬에 갇혀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지친다면 모처럼의 나들이가 즐거울 리 없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고 올 수 있는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명소는 어떨까? 복잡하고 값비싼 워터파크 대신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우리지역 물놀이 명소를 소개한다.
배경미 주윤미 김경미 리포터 bae@naeil.com
맑은 물과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안양예술공원 계곡’
안양유원지가 새롭게 정비되어 이름 붙여진 안양예술공원은 인공폭포, 야외무대, 예술작품, 조명시설, 산책로 등이 시민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안양예술공원 계곡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조화를 이룬 예술공원 계곡은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손자를 따라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한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나 연인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해마다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는 정재희(42·안양동)씨는 “아이들과 함께 도시락을 준비해 자주 찾는데 계곡 물도 깨끗하고 시원해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며 “집에서 가까워 시간이 날 때마다 오기도 하고 열대야가 심해도 이곳에 나와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더위가 싹 달아난다”고 말했다.
예술공원 계곡은 수심이 얕고 물살의 흐름이 심하지 않아 연령대가 어린 아이들도 부담 없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물 속에는 작은 물고기도 살고 있어 아이들은 이곳에 어떤 수생식물이 살고 있는지 관찰도 할 수 있다. 수영복을 챙겨 입지 않아도 마음껏 놀 수 있고 취사가 금지되어 있지만 주변에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이 많아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도 있다. 이밖에 계곡 물에서 놀다 지치면 하늘다락방,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 1평 타워 등 공원 곳곳에 설치된 국내외 유명작가의 예술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아이들의 천국 ‘안양종합운동장 야외수영장’
아이들에게 수영장만큼 놀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 거기다 비용도 저렴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안양종합운동장 야외수영장은 접근성이 좋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안양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 11일 개장해 오는 8월 23일까지 운영한다. 수용인원이 3000명 규모인 안양의 대표적 워터파크로 이용객의 연령 대에 맞춘 파도풀, 유수풀, 어린이풀, 땅콩풀 등 4개의 풀장과 대형 슬라이드 2기가 갖추어져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위한 땅콩풀은 땅콩모양으로 수심이 매우 낮아 2, 3살의 연령대도 이용할 수 있고 물의 온도 또한 너무 차갑지 않아 어린아이들을 위한 풀로 안성맞춤이다. 유수풀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이고 파도풀 또한 바닷가의 파도처럼 물살의 흐름이 느껴져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곳이다. 슬러이드는 키가 130cm 이상이어야 이용 가능하고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튜브를 장착한 후 블랙홀 슬라이드와 직선 슬라이드를 선택해서 이용하면 된다. 이곳의 장점은 김밥이나 빵, 음료 등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양시에서 운영하는 곳이기에 수영장 내에 위치한 매점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도 비싸지 않고 시중 판매가와 동일하다. 썬텐장과 대형 샤워시설, 개인 사물함, 의무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용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운영시간은 09시30분∼18시30분까지이며 이용요금은 성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슬라이드 이용요금도 1회 250원이다.
청계산 계곡에 발 담그면, 천국이 부럽지 않아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청계산 계곡이다. 청계산은 푸른 녹음 속 굽이굽이 시원한 계곡이 많아 등산을 물론, 가족 동반 나들이 공간으로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등산로 초입의 맑은 숲 공원 쪽 계곡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가기에 좋다. 무더운 날씨에도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찌릿찌릿’ 시원한 냉기가 등 목까지 올라온다. 장난꾸러기들은 잠시를 못 참고 ‘첨벙첨벙’ 물 속으로 들어간다. 두세 돌 지난 어린아이도 물가 옆 바위에 앉혀 놓으면 어느새 흐르는 물에 발장구를 친다. 대부분 물이 깊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튜브에 물총까지, 여느 수영장이 부럽지 않겠다. 울퉁불퉁 돌멩이가 많은 곳이라 진지하게 댐을 쌓아보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장난꾸러기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계곡에서 잡은 물 속 동물이다. 이곳에서는 아빠가 잡아준 커다란 개구리도, 어쩌다가 잡힌 이름 모를 물 속 곤충도 뿌듯한 자랑거리이다. 어른들은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누리거나 바로 위 청계사까지 올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 피톤치드 가득한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걷는 것도 한여름의 즐거운 추억이다. 청계산 계곡에서 만난 이현희(42·내손동)씨는 “물가 옆 명당 자리에 그늘막 텐트 하나 세워놓고 김밥 두어 줄만 있으면 여름철 나들이 장소로 부러울 게 없다”고 말했다.
인기 만점, 서울랜드 ‘라바 야외풀장’
인기 높은 수영장으로는 서울랜드 야외수영장 ‘라바 야외풀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인기캐릭터인 라바를 주제로 만든 수영장이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모든 수영장의 가장자리를 부드러운 공기쿠션으로 감싸 어린이가 부딪치거나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유아용풀 2곳과 가족용 풀로 구분되어 운영된다. 라바 야외풀장은 아이들이 놀기에도 깊지 않고 수영을 못하는 부모도 함께 놀아주기 좋다는 것이 단골 이용자들의 총평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40m 길이의 공룡 미끄럼틀인 ‘디노 슬라이드’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린 남매와 함께 라바 야외풀장을 찾을 계획이라는 이은영(38·평안동)씨는 “교통편도 편하고 시설도 좋다”며 “휴일 오전에는 서울랜드, 오후에는 라바 야외수영장에서 놀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반드시 수영복, 수영 모자를 착용해야 입장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7월 25일부터 8월 16일까지는 오후 6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라바 야외풀장 이용요금은 자유이용권 고객은 4,000원, 입장권 고객은 8,000원이다. 연간 회원 고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군포시 당동 야외물놀이장
작년에도 4만 이상이 방문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던 군포시 야외물놀이장이 올해는 7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당동2 보금자리주택지구 체육공원 내 복합생활스포츠타운(부곡동 1226번지 일원)에서 운영된다. 성인풀, 유아풀, 영아풀,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용하기 좋은 워터볼풀 등 4개 종류의 수영장, 그리고 샤워장, 화장실, 의료실, 주차장, 휴게실, 매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즐거운 물놀이가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가족단위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영화,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개장일인 25일 오후 5시에는 물놀이장 내에서 작은 음악회가 개최되고, 야외수영장 옆 축구장에서는 7월 25일, 8월 1일과 8일, 매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영화 겨울왕국, 배틀 오브 비보이, 로마의 휴일이 차례로 상영된다. 이동도서관도 상시 배치돼 인근 시민은 물론 물놀이 이용객도 손쉽게 책을 빌려 볼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20분까지이고, 물놀이장 이용료는 2,000원이다. 주차장과 샤워장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단, 입장권 구매는 현금 결제만 가능(현금영수증 발행)하며, 시설이용 시 수영복과 수영모를 착용해야 한다. 풀 안에서 스노클링이나 오리발 등의 사용은 금지된다. 자세한 이용 방법 및 주의사항은 시 홈페이지(www.gunpo.go.kr)를 참조하거나 물놀이장 운영 본부(395-7330) 또는 청소년교육체육과에 전화(390-0189)로 문의하면 된다.
군포 대야동 반월천
반월호수는 잔잔한 물결로 인해 다소 정적인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공간이고, 반월호수 입구에 위치한 반월천은 역동적인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한여름의 무더위가 한방에 날아가지만, 준비한 튜브와 장난감으로 아이들과 함께 재미난 물놀이를 하기도 좋다. 온 가족이 힘을(?) 모아 물고기를 쫓고 잡으며 자연 속 생생한 체험을 해 볼 수도 있다. 귀차니즘이 발동해 더 이상의 움직이고 싶지 않다면 그늘진 자리에 편하게 누워 수리산을 바라보거나 지그시 눈을 감고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에 집중하는 소박한 휴식을 취해보자.
별다른 부대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지만 군포와 안산지역 주민들이 집근처에서 캠핑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자주 찾던 인기 명소 중 하나였다. 작년부터 취사 및 야영이 금지된 상태이지만 그늘막 아래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준 캠핑의 맛을 즐기는 것은 가능하다. 특히 시원한 그늘 덕에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히는 반월천 상류의 영동고속도로 교각 아래는 평일에도 찾아오는 이들이 꾸준한 곳이다. 그러나 현재는 반월호수 바닥의 1/3이상 드러나 풀이 자랄 정도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반월천 역시 수심이 매우 얕아진 상태이다. 아마도 예정되어 있는 몇 번의 비 소식 후에는 풍부한 수량의 예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안양시청, 군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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