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성의식이 많이 개방되고 있고, 혼전성관계에 대한 거리낌 없는 접근이 TV드라마에서 흔하게 보이고 있음에도 결혼을 앞둔 많은 남성들은 ‘내 여자만은’ 하는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역시 성에 대해 진보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여성들도 결혼을 앞두고는 전력이 있다면 숨기고 싶고, 이를 의료적 행위를 통해서라도 감추려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처녀막 재생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는 여성들의 발길이 그 증거다.
처녀막 재생술을 받는 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통해서 순결에 대한 인식도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방송사와 여론기관이 혼전 순결에 대해 조사한 결과 “꼭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49.2%나 됐다고 한다. 그러나 ‘처녀막’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순결이라는 개념도 온당히 해석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순결이란 단지 처녀막의 문제가 아니며, 정신과 육체 모두의 범주이자 남녀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현상이 아니다. 남성의 질투와 이기적인 소유권, 지배자의 피지배자에 대한 권리의 상징인 처녀성의 유일한 증거로 파열 시에 통증과 출혈이 유발되리라는 기대에 따라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관습이 있어왔다. 아프리카에서는 음부 봉쇄술을 시행하기도 하였고 고대 힌두교에서는 일단 처녀성을 상실한 여성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못하도록 경고했으며, 여성을 사악하고 음탕한 존재로만 파악한 유럽의 십자군전사들은 열쇠가 달린 금속틀로 만든 정조대를 만들어 채우기도 하였다. 남편이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질 안에 넣어 하얀 천 위에 피가 묻으면 처녀성을 인정하기도 했는데, 때론 부족민이 보는 가운데서 혹은 친척과 가족, 친구들의 앞에서 실시되기도 하였다.
처녀막은 질 입구를 막고 있는 조직으로 성관계 시 파열되어 출혈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성관계가 없어도 과격한 운동이나 자위로 인해 파열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단순히 파열된 상태만으로 성관계 유무를 추정하기는 곤란하다. 처녀막은 굉장히 탄력성이 뛰어난 조직이라서 처음 성관계 시에 파열되지 않고 몇 차례의 성관계 후에 파열되는 경우도 있고, 특수한 경우는 활발한 성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출산 시에 처녀막이 파열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여성들은 보다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처녀막과 관련된 특수한 현상으로 간혹 처녀막이 폐쇄되어 있어 초경이 없거나 아랫배에 통증을 유발케 하는 경우가 있고, 처녀막이 그물 모양처럼 여러 개의 구멍들이 송송 나 있는 경우가 있다. 처녀막이 그물 모양인 경우 성관계 시 삽입이 어렵거나 아예 삽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처녀막을 절개하는 수술을 하면 된다.
그물 모양의 처녀막이 삽입이 어려운 것과는 반대로, 반지처럼 둥그런 모양의 처녀막을 가진 여성의 경우 첫날밤 혈흔이 없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경우가 있으므로 바른 지식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어렵지 않은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도록 하자.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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