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주옥은 2006년 처음 문을 열었다. 설렁탕과 무릎도가니탕이라는 대표 메뉴로 9년째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때면 생각나는 뜨끈뜨끈한 국물을 찾아가봤다.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먹는 국물 맛
푸주옥에 들어서면 입구 옆에 있는 커다란 솥에서 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끓이는 곰국인데, 가게 안에 들어서면 ‘만약 프림이나 우유, 수입 사골 분말, 땅콩가루 등 어떠한 첨가물을 넣어 농탁한 것이면 10억원을 배상하겠습니다’ 라고 자신 있게 써 붙인 문구가 눈에 띈다.
가게 안은 탁자와 의자로 된 공간과 마루로 올라 앉는 공간으로 나뉜다. 마루로 올라 앉는 공간은 방바닥이 따뜻해서 그 위에 앉아 따뜻한 국물을 마시면 한겨울 추위도 저 멀리 달아날 것 같다.
자리에 앉아 휘 둘러보니 ‘약속 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집 국물은 전통의 비법대로 고아 낸 보약 같은 진국입니다’라는 문구도 가게 곳곳에 보인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진한 국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맛
설렁탕은 쇠머리, 쇠족, 쇠고기, 뼈, 내장 등을 모두 함께 넣고 장시간 백숙으로 푹 고아서 만든 곰국이다. 국물이 뽀얗고 맛이 농후하다 해서 설렁탕이라고도 한다.
설렁탕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설렁설렁 끓여서 설렁탕이 아니다. 선농탕(先農湯)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조선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였고 봄이 되면 임금은 곡식의 신을 모신 선농단(先農壇)과 양잠(養蠶)의 신을 모신 선잠단(先蠶壇)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다. 또 임금은 백성들과 함께 직접 소를 몰아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의식을 동대문 밖 전농동(典農洞)에서 행하였다. 이것을 왕이 친히 밭을 간다고 해서 친경례(親耕禮)라고 하였다. 친경례가 끝나면 왕은 함께 수고한 백성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주었다. 술은 막걸리를 주었고, 음식은 소를 고기와 뼈째 푹 고은 선농탕(先農湯), 즉 설렁탕을 내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유래로는 몽고의 고기를 맹물에 끓이는 조리법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몽어유해(蒙語類解)>에는 고기 삶은 물인 공탕(空湯)을 몽고어로는 슈루라고 한다고 되어 있고, <방언집석(方言輯釋)>에서는 공탕을 한나라에서는 콩탕, 청나라에서는 실러, 몽고에서는 슐루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실러·슐루가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하튼 설렁탕은 그 역사가 깊고 일찍부터 서울의 명물음식으로서 대중음식으로 시판되었다. 설렁탕집에는 항상 2, 3개의 큰 무쇠 솥에 설렁탕이 끓고 있었다. 그 옆에는 설렁탕을 골 때에 넣었던 여러 부위의 편육을 부위별로 썰어서 채반에 담아놓았다. 푸주옥의 풍경 역시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깥에 걸어놓은 두 개의 커다란 솥에서 국물이 고아져 나오고 있었고 수육도 중요한 메뉴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설렁탕과 무릎도가니탕은 얼마나 진하고 깊은 맛일까? 주문을 하고 기다리며 기대가 되었다. 먼저 잘 익은 배추 김치와 커다란 무 김치가 입맛을 돋궈 주었다. 무 김치는 아삭아삭하고 배추 김치도 양념이 잘 배어 있었다.
바깥 기온은 영하의 쌀쌀한 겨울이었지만, 따뜻한 방에 앉아 뽀얗고 하얗게 잘 우러난 국물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잘게 썬 파를 듬뿍 넣어 흰쌀밥 위에 잘 익은 김치를 한 조각 얹어 먹으니 부러울 것이 없다.
가게 안을 가득 메운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진한 국물 맛에 빠져 있는 듯했다.
동행이 시킨 무릎 도가니탕도 맛을 보니 쫀득쫀득한 도가니가 푸짐하게 들어 있다.
설렁탕을 한 그릇 비우고 속이 든든해져 밖으로 나오니 매서운 겨울 추위도 거뜬히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품목을 포장판매하고 있고 6만원 이상 구매시 전국무료택배판매 한다. 2층에는 단체석이 완비되어 있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위치: 올림픽 공원 북문 대각선 방향
(주소)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209
●주차: 가능
●메뉴: 설농탕 8,000원 무릎도가니탕16,000원 꼬리곰탕 18,000원 모듬수육 30,000원
●운영시간: 24시간 운영
●문의: 02-474-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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