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 이야기 15.
집에 침입한 도둑과 싸우다 도둑이 다쳤어도 무조건 정당방위?-정당방위의 요건
얼마 전 ‘자신의 집에 들어와 약혼녀를 해친 20대 남성과 격투 중 가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송치된 30대 남성에게 경찰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된 사례가 25년 만의 일입니다.
보통 상대방이 공격해 와서 나도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면 정당방위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쌍방 폭행으로 결론이 나게 됩니다. 이처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정당방위가 성립되려면 어떠한 요건을 갖추어야 할까요?
첫째, ‘현재’ 상태에서의 부당한 침해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즉, 과거에 침해를 받았거나 미래에 침해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될 경우에는 인정이 되지 않는데요, 예전에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가해자의 행위를 방어하는 데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주먹질로 덤비는 상대방에게 흉기를 들고 대항하다가 상해를 입히게 되면 이는 정당방위가 아닌 ‘과잉 방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흔히 일어나는 사례 중, 술자리에서 폭력을 행사한 상대방에게 맞서 싸워 쌍방이 상해를 입은 경우에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에는 쌍방 폭행으로 일이 커지지 않도록 상대방이 나를 폭행하지 못하도록 최소한의 방어만 한 채로, 술집 주인 또는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경찰 신고를 요청한 후 도주하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상대가 폭력을 멈춘 이후에는 본인도 방어행위를 멈출 것, 상대의 피해 정도가 자신의 피해 정도보다 작아야 할 것, 치료하는 데 3주 이상 걸리는 상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등의 내용으로 경찰청에서 쌍방 폭행의 정당방위 처리지침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위협적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방어행위를 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고병조 변호사
일산 법률사무소 동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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