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화합 상징 ‘88올림픽 고속도로’ 개명 논란

지역내일 2015-12-05

국토교통부, 영호남 화합·교류 상징 ‘달빛’보다 ‘광대’고속도로 확정
대구시의회, ‘어이없는 발상’  강력 반발 재고 요청

광주와 대구를 잇는 고속도로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변경결정을 두고 대구시의회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12월 4차선으로 확장 개통되는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을 ‘광대고속도로’(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바꾸기로 확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영·호남 화합과 교류를 상징하는 ‘달빛고속도로’(달구벌~빛고을 간 고속도로)로 변경할 것을 주장한 대구시의회 등이 발끈하고 나선 것.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확장개통을 앞둔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변경과 관련 대구와 광주,경북, 경남, 전남, 전북 등 6개 광역지자체 도로 담당자회의를 열어 ‘광주~대구간 고속도로’로 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난 24일 도로정책심의회에서 이를 최종 확정했다.

당시 지자체 담당자 회의에서 국통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은 “고속도로 업무 지침에 시점과 종점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고 대구시 등이 주장하는 ‘달빛고속도로’안은 불특정다수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광대고속도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모 지자체 관계자는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화합과 교류행사를 하는 대구시장과 광주시장, 대구시의회 등이 달빛 고속도로로 하자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고 경남도는 명칭변경자체에 반대입장을 표명했을 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대부분 찬성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최광교 시의원은 이에 대해 ‘어이없고 우스꽝스러운 광대같은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최광교 시의원은 “‘달빛고속도로’는 감성적인 이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머리글자를 따와 명명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표기법으로도 전혀 하자가 없는데 느닷없이 ‘광대고속도로’로 하겠다는 것은 대구와 광주간 화합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최광교 시의원은 “대구시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달빛동맹’과 ‘달빛고속도로’의 취지를 알려 인근 광역자치단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1984년 고속도로 개통 당시에도 영·호남 화합을 위해 ‘동서고속도로’로 하려다 올림픽 유치를 기념하기 위해 전두환  전대통령이 제안한 ‘88올림픽 고속도로’로 갑자기 변경됐다”며 “시점과 종점인 양 도시의 옛지명 앞글자를 딴 ‘달빛’이 ‘광대’보다 덜 어색한데 ‘광대’로 결정한 점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시와 광주시는 영호남 교류사업으로 지난 2009년부터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류사업을 확대 강화하고 있어 ‘달빛’은 이미 익숙해져가는 고유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1984년 개통한 ‘88올림픽고속도로’는 국내 유일한 왕복 2차로 고속도로로 잦은 사고에 따라 ''죽음의 도로''로 불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총사업비 2조1000억원을 들여  착공한 왕복 4차로 확장사업이 올해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4차선 확장개통으로 대구~광주 간 운행시간은 기존보다 30~40분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세호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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