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의 정석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
내려치는 강 스파이크에 스트레스는 저 멀리~
평범한 주부들이 뒤늦게 접한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4년 전 결성된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이 바로 그들.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은 배구를 통해 건강과 활력을 되찾고 여자들만의 끈끈한 우정까지 나누고 있다. 우먼파워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땀나는 그녀들의 연습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각 대회 우승 거머쥔 실력파 배구단
학교 다닐 때를 떠올려보면 가만히 앉아 수다 떨기 좋아하는 여학생들에게 체육수업은 참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축구, 야구는 말할 것도 없고 배구공은 그나마 ‘토스’ 실기시험 때나 겨우 만져볼 정도. 운동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몇몇 여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형편없는 실력으로 시험을 마무리 짓곤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면 운동과는 더더욱 담을 쌓기 마련. 든든해진(?) 배 둘레 걱정에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늘 있지만 일단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오래 지속하기도 힘들다.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은 평범한 주부들로 결성됐다. 여느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운동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던 그녀들이 배구단에 들어온 계기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배구에 대해 문외한인 상태로 입단했다. 그러다보니 기초부터 시작하는 것은 필수. 꼼꼼한 코치의 지도로 생소한 배구의 규칙과 기술들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단다.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은 배구단을 결성한 후 첫 대회 3위를 시작으로 강서구청장기, 강서구연합회장기 생활체육대회 우승 등 각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짧은 시간동안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한 연습과 탄탄한 팀워크 덕분이다. 선배들은 초보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기꺼이 돕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마음아파하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돼 주었다.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의 김유경 회장은 “다음 달 11월에 열릴 강서구연합회장기 대회를 앞두고 우승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맹연습 중”이라며 “앞으로 더 큰 경기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전한다.
땀 흘리며 뛰다보면 스트레스도 달아나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은 강서구 주부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강서구 배구교실’에 소속돼 매주 화, 목요일 두 번씩 강서구민체육센터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오늘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목회자 배구단과의 연습경기가 있는 날. 친선게임이지만 코트의 긴장감은 실전 못지않다. 서브만으로 상대편이 맥없이 무너지자 박수가 터지고, 끝까지 공을 받아내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안타깝게 실점을 해도 파이팅을 외친다. 이날, ‘강서구 배구교실’ 팀은 키와 파워가 월등한 남성 팀을 깔끔하게 2대 0으로 격파했다.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동 별로 나눠 경기를 이어갔는데 쉬지 않고 뛰는데도 지친 기색이 없다.
김유경 회장은 “전신운동이자 단체운동이라는 것이 배구의 매력”이라며 “운동이라고는 숨쉬기와 달리기밖에 몰랐던 내가 배구를 하게 됐고 이후 건강은 물론 성격까지 좋아졌다. 남편이라 생각하고 공을 내려치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오른쪽 수비수를 맡고 있는 이소윤씨는 “꾸준히 운동하다보니 체력이 좋아졌다. 가족처럼 지내는 동료들과 함께 하며 배려와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다”며 배구를 적극 권했다.
안성정 코치는 “운동에 전혀 소질이 없어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며 “배구를 통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몸에 탄력이 생기고 폐활량 등 체력이 좋아진다. 배구를 하면서 마라톤에 참여하는 주부도 있고 혈압 약을 끊은 분도 있다”고 전한다.
우장산 어머니배구단 및 강서구 배구교실은 함께 코트를 누빌 주부들을 모집하고 있다. 배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찾고 더불어 좋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면 주저 말고 연락하시길.
강서구 배구교실 안선정 코치 010-9389-9371
강서구 배구교실 이현영 총무 010-6205-7161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 김유경 회장 010-8963-5495
우장산동 어머니배구단 곽영순 총무 010-8983-2350
안선정 코치
배구는 네트를 가운데 두고 하는 경기라서 몸싸움이 없어요. 무리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어 특히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경비가 들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도 장점이지요. 적당히 땀 흘리며 뛰다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남편이나 아이들과 이야기 거리가 생겨 가족관계도 돈독해지지요.
곽영순 총무
일주일에 두 번, 연습이 있는 날은 하루 종일 웃고 가는 날이랍니다. 무엇보다 성격이 밝아지고 건강해졌어요. 집에서 ‘국가대표’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데 아이들이 엄마가 멋있다고 이야기해주니 뿌듯합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가벼운 부상을 입고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지요.
이은주씨(53세)
배구를 한지 7년째입니다. 실내운동이라 날씨와 관계없고 기미나 주근깨 걱정 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강서구로 이사 와서 이웃의 권유로 배구단에 가입했는데 덕분에 금방 지역에 적응할 수 있었답니다. 운동하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밖에서 스트레스를 다 풀고 들어가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짜증낼 일이 없어요.
이혜은(52세)
초등학교 특별 활동으로 배구를 배웠었어요. 40여년 만에 배구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때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답니다.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는 코치님과 서로를 위해주는 선후배가 있어 재미있습니다. 생활체육은 9명이 한 팀으로 활동하는데, 배구 인구가 많아져서 모든 동마다 팀이 꾸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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