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이에 따른 유통구조와 소비자의 구매 형태도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최근 몇 년 새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동네 분식집까지 침투한 기업형 프랜차이즈 등 대규모 자본들이 지역 요소요소에 진입했다. 지난 6월 불어 닥친 메르스 한파는 지역 상권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지역의 대표 신문으로서 내일신문 편집 팀은 얼어붙은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자 지역 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호랑이도 탐낸 떡 맛, 그 맛을 찾아서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향한 떡집에서 마치 호스처럼 길게 나오는 가래떡의 모습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떡에 정신을 빼앗긴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느새 식생활이 서구화되며 현대인의 입맛으로 무장한
프랜차이즈 빵집들에 밀려버린 떡집은 재래시장이나 골목 한켠으로 사라져버렸다. ‘밥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다시금 떡집들이 주목받고 있다. 신세대의 요구에 맞춰진 깨끗한 실내와 깔끔한 포장, 맛으로 무장한 떡집들은
‘정성’ 가득한 전통의 맛을 지키며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먹거리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떡이 가득, 백현동 ‘맘결떡방’
저염, 저당, 천연색소를 원칙으로 국내산 햅쌀과 신선한 천연재료로 정직하게 빚어낸 떡을 선보이는 ‘맘결떡방’. 몸에 좋은 알칼리수를 사용해 빨리 굳지 않고 쫀득한 식감을 오래 유지하는 떡은 이곳의 떡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이바지 떡, 돌떡, 백일 떡, 답례 떡과 감사 떡은 물론 원하는 대로 주문 제작되는 떡 케이크와 맞춤 떡은 인근 젊은 엄마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하다. 쫄깃한 떡을 한 입 베어 물면 터지는 꿀맛이 일품인 꿀떡과 촉촉한 설기는 대표 떡이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크기의 포장과 곰돌이 모양이 새겨진 간식으로 그만이다. 그중에서도 전통의 맛을 벗어난 재료를 사용했지만 익숙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초코설기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많이 찾는다.
또한, 이곳에는 주먹만 한 동그란 찹쌀떡이 있다. 팥 앙금이 들어간 ‘왕찹쌀떡’, 흰팥이 들어간 ‘흑임자 찹쌀떡’, 녹두와 고구마가 들어간 달콤한 맛의 ‘호박찹쌀떡’, 그리고 전통의 ‘찹쌀떡’은 커다란 크기에 한 번, 쫀득한 떡과 고명의 특별한 맛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잣, 아몬드, 호두, 땅콩 등 건강에 좋고 두뇌에 좋은 견과류가 가득 들어있어 아이들 간식은 물론 씹는 맛 또한 즐길 수 있다.
경기미로 만든 떡, 운중동 ‘모닝 메이트’
경기도에서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문을 연 ‘모닝 메이트’. 경기도 브랜드 1호점으로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쌀을 이용해 떡을 만들고 있다. 천연색소를 고집하는 이곳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재료를 사용한다. 흑미와 흑임자, 복분자와 자색고구마, 단 호박을 이용한 고운 분홍빛과 노란 빛은 그 어떤 색소로도 따라올 수 없는 은은한 멋을 자랑한다.
설탕과 소금을 제외한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모닝 메이트’의 떡은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 특히, 백설기와 달달한 꿀이 들어가 있는 설기는 천 원에 직장인들의 출출한 아침을 책임진다. 이외에도 아이들 간식으로 그만인 꿀떡과 각종 찰떡은 다른 곳과 견주어 큰 크기를 자랑한다. 호박씨, 대추,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가 올라간 찰떡과 약식은 쫀득함과 함께 고소한 식감까지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전통 한과와 유과 그리고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말린 인절미를 뻥튀기처럼 튀겨낸 인절미 튀김은 특별한 주전부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명품 모시떡 전문점,
수내동 ‘산해향’
우유보다 48배나 많은 칼슘, 마그네슘, 칼륨이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 모싯잎이 주목받고 있다. 풍부한 섬유소로 대장질환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모싯잎을 이용한 영광의 모시떡은 건강을 생각하는 떡 마니아들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영광에서 배달받는 냉동된 모시떡은 쫄깃한 모시떡을 맛보려는 떡보들에게는 아쉽기만 하다. 이런 떡보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곳이 있다. 벌써 4년째 다양한 맛의 모시떡을 선보이는 ‘산해향’이 바로 그곳. 추석을 맞아 더욱 분주해진 모시떡 전문점을 찾았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모싯잎이 40%나 함유된 이곳의 떡은 무방부제, 무색소, 무향의 3가지 원칙으로 하루 3번 만들어진다. 고소한 깨, 부드러운 맛의 기피, 콩의 식감이 살아있는 동부콩으로 채워진 따끈한 모시떡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것은 이곳의 자랑. 아이들을 위한 조그마한 크기의 모시떡과 절편, 흑임자 고물과 함께 먹으면 아침 식사대용으로 그만인 인절미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20개에 만 원밖에 되지 않는 부담 없는 가격은 쫄깃한 모시떡을 쉽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맛과 가격에서 최고점인 이곳의 모시떡은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는 전화 택배주문은 물론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로 숨 쉴 틈이 없다.
젊은 떡집의 변화, 성남 ‘진심’
인터넷과 SNS 보급은 젊은 층의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 떡도 예외일 수는 없다. 마음을 담아내는 떡을 선보이는 ‘진심’은 청년들이 모여 창업한 미래지향적인 신개념 떡집이다.
“전통이라는 틀에 갇혀있는 떡에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도 젊은 층의 마음에 꼭 맞는 디자인을 가진 떡을 만드는 것이 저희 ‘진심’이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라는 윤현수 대표. 좋은 재료, 무색소, 당일배송의 기본 원칙을 3년이 지난 지금도 지키고 있다. 이런 정성이 지역의 젊은 주부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각종 돌떡, 백일 떡 등 답례품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직접 먹고 사야하는 떡을 온라인으로 구입한다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은 당연합니다. 이에 지역 내 육아교실과 100명 남짓의 자발적 서포터즈 그리고 생산과 납품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하는 적극적인 온라인 활동으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어요.”
윤 대표는 떡을 받는 사람들 개개인의 만족을 얻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진심’ 떡의 노력을 설명했다. 딸기, 호박, 쑥, 흑미, 멥쌀들을 이용한 ‘오색 구름떡’으로 대표되는 이곳의 떡은 그 모양이 현대적이다. ‘나만의 특별한 떡’을 선사하려는 ‘진심’은 원하는 대로 문구를 넣거나 회사 로고를 올려주기 때문에 찾는 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똑같이 찍어져 나오는 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매일 새벽 손으로 만들어지는 수제 떡들은 맛의 계발에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오는 10월 18일 각종 고물을 현대화한 인절미를 선보이는 ‘서울 인절미’를 런칭하여 우리 젊은 층 입맛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계획이다. 이렇게 열정이 가득한 성남 사무실을 찾으면 미리 떡 맛은 물론 ‘나만의 떡’을 상담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2대가 선보이는 전통의 맛,
용인 ‘황금시루 언남점’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떡집이라도 이름만 같을 뿐 매장별 고유의 맛을 간직한 경우가 많다. 지난 9월 1일로 11년째 떡을 만들고 있는 황금시루 언남점. 단골 고객들의 사랑방으로 사용되는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지혜롭게 이끌어나가겠다는 ‘예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블로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도정한지 하루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신선한 국내산 쌀만을 들여와 매일 세척해 사용하고 수십 가지 재료들을 모두 매장에서 하나하나 손질하는 10년 넘은 못 말리는 고집은 이곳 떡 맛의 기본.
“첨가물이 다양하게 들어가지 않는 떡은 재료가 맛을 결정짓습니다. 재료의 신선도를 고집하는 것은 맛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황금시루 언남점 2대인 김수영씨의 설명이다. 또한, 100% 주문 예약제를 도입해 당일 만든 떡은 당일 판매하는 것으로 품질을 약속한다.
‘효율성’에 밀려 ‘정성’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아쉽다는 김씨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궁중두텁떡과 같은 전통 떡들을 만듦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부모님들이 지켜온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한다. 이렇게 부모님 세대부터 우직하게 지킨 맛, 정성, 약속에 2세대인 김씨가 덧붙이는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과 블로그 운영, 그리고 SNS를 이용한 고객과의 소통은 최근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 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8가지 영양찰떡과 현미설기는 이곳의 대표 떡이다. 잘 어울리는 호두, 잣, 땅콩, 밤, 대추가 가득 들어있는 흑임자, 복분자, 호박, 모둠 콩, 흑미, 현미쑥, 대추, 해바라기씨로 만들어지는 찰떡. 임산부,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을 위한 ‘저염현미쑥설기’는 현미 100%에 대추, 밤, 강낭콩, 검은콩, 완두콩이 들어가 있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며 영양도 좋아 식사대용으로 그만이다.
“떡은 떡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떡이 빵에 밀린다고 말들 하지만 빵과 떡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중국음식이 인기 있다고 해서 한식이나 양식이 중국식을 따라 한다면 더욱 매력을 잃고 경쟁력도 잃게 될 거에요. 저는 빵 같은 떡, 예쁜 떡이 아니라 재료 고유의 향과 맛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우리의 떡을 만들 거예요”라는 김씨의 말에서 새로운 떡의 미래가 엿보인다.
성남 용인 떡집
떡집명 위치 전화번호
맘결떡방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61 자유퍼스트 프라자 2 1층 031-709-0607
모닝 메이트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44 마크시티 그린 제1동 105호 031-8016-1988
산해향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6-9 현대수내프라자 3층 316호 031-704-8655
황금시루 언남점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416-5 푸른종합상가 101호 031-284-8233
진심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484 (구)사콕스 타워 213호 1661-3806
낙원떡집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141 청솔마을 대원아파트 단지내 대원상가 031-714-8833
떡집 프린스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567번지 세일프라자 101호 031-751-7737
떡마을 용인시 수지구 현암로 165 031-889-4336
민속떡마을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486번길 12 동양상가 1층 031-702-8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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