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안양 여성야구단 ‘안양산타즈’

1승이 소원이었던 그들, ‘전국대회 우승’ 신화를 쓰다!

안양 유일의 여성사회인야구단, 작년 가을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 퓨처 리그 우승 일궈내

지역내일 2015-04-30

안양의 여성사회인야구단 ‘안양산타즈’. 그들을 처음 만난 건 2년 전 이맘때였다. 여성야구단이라는 이색적인 매력에 끌려 수소문해 만났지만, 그때까지 1승도 해보지 못한 알려지지 않은 야구단이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전국대회 우승감. 1승이 목표라며 쉴 새 없이 야구공을 잡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던 지난해 가을, 전국대회인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에서 안양산타즈가 퓨처 리그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비록 퓨처 리그 우승이긴 하지만 LG배의 경우 퓨처 리그에도 수준 있는 팀이 다수 참여하기 때문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안양산타즈의 우승은 대회 관계자뿐 아니라 여성 야구계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었다. 1승도 제대로 못하던 팀이 1년도 안 돼 전국대회 우승이라니,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반가움과 궁금함을 안고 안양산타즈의 훈련장을 다시 찾아가 봤다.  

야구


“우승 비결요?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연습, 연습, 연습 한 덕이죠”
봄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토요일, 한국농어촌공사 잔디구장에서 다시 만난 안양산타즈는 2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야구 연습에 한창이었다. 하얀 유니폼을 입고, 치고 달리며 공을 잡는 모습이 예전보다 훨씬 더 날렵해 보인다는 차이 외에는 달라진 점도 별반 없어보였다.
안양산타즈 강선희 감독은 “그동안 연습을 강화하고 체력을 기르는 등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대회에 나가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쌓았다”고 밝혔다. 지난 해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를 앞두고는 이른 아침에 운동장에 나와 해가 지도록 연습한 후 밤이 늦어서 집에 갈 정도로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박지은(28세) 주장은 “전국대회에서의 1승이 너무 간절했기 때문에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던 같다”며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야구 연습에 매진했던 것이 전국대회 1승을 넘어 우승이라는 감격을 선물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여성야구대회는 전국대회와 서울, 경기 등 각 지역별 리그로 경기를 펼친다. 이중 안양산타즈가 우승을 일궈낸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의 경우, 상위 팀의 ‘챔프 리그’와 하위 팀의 ‘퓨처 리그’로 나눠 대회를 진행한다.
강 감독은 “퓨처 리그이긴 해도 20개 팀이 겨루는 전국대회인 만큼 실력 있는 팀들이 많이 출전한다”며 “2승만 하자는 목표로 나갔는데 우승까지 차지하는 바람에 다른 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올 정도로 대회 이변으로 언급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회 우승으로 안양산타즈는 팀 위상뿐 아니라 선수들의 자신감도 한 단계 높아졌다. 하지만 500만원의 챔프 리그 우승 상금에 비해 퓨처 리그는 우승 상금이 한 푼도 없어 선수들이 허탈해 한 것도 사실. 올해는 여성야구단 전국랭킹도 6위로 올랐고,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의 챔프 리그에도 당당히 초청된 만큼 좋은 결실로 팀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평일엔 주부나 회사원이지만, 주말엔 어엿한 ‘야구선수’로 변신!
안양산타즈의 등록 선수는 24명. 미혼과 기혼 비율은 5:5 정도, 10대 고등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또 회사원이나 기업 CEO, 학원 강사, 공무원 등 직업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주말이 되면 이들 모두는 어엿한 야구선수로 변신한다. 토요일은 연습, 일요일은 대회 출전 등의 일정으로 주말은 오롯이 야구에 반납해야 하지만 누구하나 불평도 없다.
작년 11월에 입단한 이정옥(44세·안양 석수동)씨는 “야구를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왔는데, 쉽지만은 않은 게 야구더라”며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게 보람 있고 남편이 함께 나와 응원해주는 등 가족들의 지원도 든든하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에 살면서 친정인 안양의 야구단을 찾아 매주 상경한다는 이영희(41세)씨는 “남편과 아이들의 이해를 구하고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야구가 중독성이 있는 운동인 것 같다”며 “평일엔 직장 다니고 주말엔 안양의 연습장과 전국을 돌며 야구를 하고 있지만 힘든 줄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전국대회 좋은 성적으로 ‘안양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싶어
올해 안양산타즈의 목표는 챔프 리그 4강 진출이다. 또 5월 익산시장기대회와 7월 KBO총재배 등 전국대회와 지역 리그에도 꾸준히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뿐만 아니다. 안양시 유일의 여성야구단인 만큼 안양시를 알리는 데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올해는 안양시로부터 대회 지원금과 차량 지원도 받기로 했다”며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안양시를 알리고 지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안양산타즈는 신입회원을 상시 모집한다.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비용은 매달 3만원의 회비 외에는 별도의 큰 부담은 없다.
문의 / 다음 카페 ‘안양산타즈와 예쁜아가씨들(cafe.daum.net/ladysantas)’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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