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모의유엔 개최한 경안고 최예지 학생

한국뉴욕주립대학 기술경영학과 입학

지역내일 2015-08-13

예지를 알려준 것은 한통의 메일이었다. 안산의 한 여고생이 모의유엔 대회라는 전국규모 청소년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한국뉴욕주립대학교로 진학했다는 소식이었다. 메일을 보낸 사람은 모의유엔대회 참가자. 예지 칭찬으로 빼꼭히 써내려간 메일을 보고 예지에게 만남을 청했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 웃을 것 같은 최예지 양은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밤새워 공부를 하는 대신 친구들과 모의유엔대회를 준비하고 번역사자격증을 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개발도상국의 발전이 더 이상 지구를 파괴하는 과정이 되지 않도록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예지. 공부에 지친 고3이 아니라 꿈으로 활짝 피어나는 학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즐거운 경험이었다. 

예지


고교시절을 쏟아 부은 ‘모의유엔대회’
“제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바로 이 ‘모의유엔대회’ 일거에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최예지 학생. 참가자들의 각국 대사 역할을 맡아 토론과 협상 결의안을 작성하며 협상과 발표능력을 키우는 모의유엔대회. 다양한 단체에서 모의유엔대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예지양이 만든 대회는 다른 대회와 달리 청소년들이 사무국을 꾸려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인천에서 열리는 모의유엔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끼리 대회비도 저렴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우리끼리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어요. 그래서 만들어 진 것이 ‘SIGMUN (Student International Government Model United Nations)’이에요.”
뜻을 같이하는 친구 11명이 사무국을 꾸리고 최예지 양이 사무총장을 맡았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대회를 후원해 줄 대학을 찾는 일이었다. “대학에서 회의실만 빌릴 수 있다면 경비는 줄어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서울 경기권 모든 대학에 메일을 보냈어요. 5개 대학에서 검토하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 중 상명대학교에서 1회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죠”
덕분에 대회는 처음 목표대로 참가비를 절반가량 낮출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 시작한 ‘SIGMUN’은 지난 7월 3회 대회를 치렀다. 올해 대회 장소는 서울대학교, 약 15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지금은 뿌듯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하고 회의감에 빠진 적도 많았어요. 시험기간에 대회준비로 밤을 세다 보니 학교 성적도 낮고 부모님이 ‘이러다 대학 갈 수 있겠느냐’며 걱정도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힘든 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잠재된 가능성 알려 한국뉴욕주립대 진학
대회를 준비하면서 진로도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최예지 양의 목표는 UN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매 번 대회를 준비하며 국제적 이슈에 관해 논의하다 보니 싶은 일이 생겼다. “개발도상국가들도 발전을 원하는데 지금 선진국과 같은 방법으로 발전 할 수는 없을 거에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발전해 가야하는데 그 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요.” 예지는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뉴욕주립대학을 선택했다. 송도에 위치한 한국뉴욕주립대학은 뉴욕주립대학의 확장캠퍼스다. 2학년 때는 본교인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공부하고 같은 졸업장을 수여받는다. 지난 3월 지원서를 제출해 5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포트폴리오에는 모의유엔대회 개최 활동과 경안고등학교 배움나누미 활동, 2014 장애인 아시안 게임 의전동시통역관 자원봉사 활동 기록 들을 담아 자신의 잠재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대학을 가기 위해 모의유엔대회를 준비했던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진학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에요. 전 제가 가진 꿈을 펼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전 내신 3등급이에요.”
대학 입학을 준비하면서 예지양에 배운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어른들이 우리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꿈을 위한 도전과 노력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위해 장기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도 없고 부모님과 해외에 거주한 경험도 없지만 예지는 영어에 자신이 있다. “어릴 때부터 영어 말하기를 좋아하고 문법공부는 한 적이 없어요. 학원에서 진행한 프리젠테이션 수업과 토론수업이 말하기에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근데 더 중요한 건 완벽하게 영어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죠. 전 한국 사람인데 외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영어가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예지는 요즘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고 있다. 2학년 겨울방학 번역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뭐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시도 하고 본다는 예지. 어쩌면 우리는 예지처럼 스스로 잘 커나갈 수 있는 아이들을 책상 앞에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도전도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회가 된다면 더 많은 예지가 나올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