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송전탑 공사가 끝나고 우리 주민에게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세월호 아이들이 배 속에서 죽어갔던 것처럼 송전탑 밑에서 죽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판사님 저에게는 징역형이나 노역형을 내려주십시오. 벌금형이 나오면 노역을 들어가 살겠습니다. 이 부당한 일들에 저는 벌금을 낼 수가 없습니다.”
고준길. 73세. 마을 뒷산으로 76만 5천 볼트의 고압 송전탑이 지나가게 된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이다.
송전탑 반대 집회에 참석했고 결국 기소당해 법정에 서게 됐다. 위 얘기는 그가 법정에서 한 최후 진술이었다.
10년간을 송전탑을 반대하며 싸웠지만 결국 철탑은 마을에 들어서고 말았다. 하지만 용회마을 주민 30가구 중에서 25가구가,
그리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밀양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 중 225세대가 아직 합의금을 받지 않고 버티고 있다. “우리는 돈을 바래서 하는 게 아닙니더. 우리도 이제 철탑이 다 들어서고 했는데, 졌다는 마음이 안 들어요. 최선을 다했거든예. 이때까지 싸웠지만 후회되게 싸우지는 안 했어예. 언젠가는 저 철탑이 뽑아지겠지. 그렇게 믿고 삽니더.” 위양마을 주민 정임출씨의 얘기다.
지난 1년 동안에는 핵발전소가 있는 영광과 고리, 핵 폐기장을 유치한 경주, 고압 송전선이 지나가는 횡성과 여주, 그리고 핵발전소 부지 선정을 취소시킨 삼척까지 이어지는 2900km의 거리를 발로 뛰며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만났고 그 기록을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라는 책으로 남겼다.
[춘천 방사능생활감시단]과 [춘천 녹색평론 독자모임]에서는 2900km의 기나긴 여정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위해 고준길씨와 밀양 주민, 그리고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춘천에 초대하여 북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7월 23일 목요일 저녁 7시 춘천시 담작은 도서관(256-6363)에서 열린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책을 판매하며 수익금은 전액 밀양 송전탑 법률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의 :256-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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